조양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최근 한진칼이 단기차입금을 크게 늘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이 일자 만기에 따른 차입금 상환 차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가에서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의 지분 확대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5일 단기차입금을 1650억원에서 325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의 9.36%에 해당하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

한진칼은 단기차입금이 2015년 말 900억 원에서 2016년 3분기에 1731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941억원으로까지 늘었다가 올해를 기점으로 3분기 기준 단기 차입금 규모가 800억원 규모의 장기 차입금과 지난 8월 발행에 성공한 700억원 규모의 사채 등으로 전환되면서 1650억원 줄어들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진칼이 최근 단기 차입금을 확대한 조치가 소수 주주들의 경영 참여를 제한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650억원을 차입하면 한진칼의 자산 총계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9134억원에서 2조734억원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감사 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적으로 설치해야한다. 자산 총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늘린 뒤 현행 1인 감사를 3인 이상의 감사위원회로 바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향력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조달은 만기 도래 차입금에 대한 상환 차원이며 이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1600억원 증가에 대해서는 “한진칼이 지난 12월5일 공시한 바와 같이 올해 12월 700억원, 내년 2월과 3월에 각각 400억원, 750억원의 만기 도래 차입에 대한 상환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연말연시 금융기관의 업무 일정 등을 고려해 미리 상환자금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금 조달을 계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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