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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이동통신사들의 요금인하 경쟁 여파로 인해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동통신 3사가 지난 1일 일제히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가운데 5G 시대 가입자 이탈이 심해질 것으로 보여 알뜰폰 업계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자구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 알뜰폰 가입자 7개월 연속 감소세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 기준 올해 1~10월까지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을 한 고객은 56만11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48만570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해당 기간 알뜰폰을 이탈한 가입자 수는 7만5469명에 달한다. 월별로 보면 지난 5월부터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7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지난 9월에는 2만2636명, 10월에는 2만3406명이 순감하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잇달아 경신했다. 알뜰폰 업계는 이 같은 이탈 속도라면 올 연말에는 이탈한 가입자 수가 8만명은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통 3사 요금인하 경쟁으로 ‘생존위기’

알뜰폰 가입자 이탈의 주요 배경으로 이통 3사의 요금제 개편 등 요금인하 경쟁이 꼽힌다. 이통 3사는 올해 앞 다퉈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았다. 특히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음성통화 200분)에 버금가는 저가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알뜰폰 가입자 이탈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실제 이통 3사가 내놓은 저가 요금제에 25%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적용할 경우 월 2만4000원대에 1GB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고, 음성통화도 무료여서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업계는 위기상황이 분명하다”며 “자구적으로 노력해야 하지만 역부족이다. 현재로선 이통 3사와 경쟁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가입자 이탈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 5G 시대 개막, 가입자 이탈 가속화…근본적 대책 마련 시급

알뜰폰 업계는 내년 3월 5G 단말 출시와 함께 일반 사용자에게도 본격 5G 상용화가 이뤄지면 가입자 이탈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알뜰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아직 3G망을 이용하고 있고, 데이터 중심의 4G LTE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5G 서비스는 언감생심이란 것이 업계 전언이다. 또한 이통 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 5G 망을 빌려줄 의무가 없다. 5G는 도매제공 의무 서비스로 지정이 안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LTE가 상용화 당시에도 도매제공 의무 서비스 지정이 늦어지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은 1년 정도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던 전례도 있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망 도매대가뿐만 아니라 안정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일본처럼 정부가 제시한 안정된 방식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활성화와 그로 인한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알뜰폰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정책적인 로드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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