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 사진은 지난 2010년 12월30일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박 본부장의 모습.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손흥민의 아시안컵 차출, 포체티노에게 또다른 골치거리.’

영국 런던 지역지 ‘이브닝 스탠다드’는 27일(한국시간) 첼시전 원더골로 컨디션 회복을 증명한 손흥민(26·토트넘)을 조명하면서 내년 1월 아랍에리미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국가대표 차출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토트넘 스타 손흥민이 최고의 컨디션을 되찾았지만 조국에 대한 책임감이 다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혹사논란’으로 소속팀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한동안 부진했던 그는 지난 여름 아시안게임 대표 차출에 따른 토트넘-대한축구협회 협의로 11월 A매치에 불참했다. 모처럼 푹 쉰 그는 지난 25일 첼시전에서 번개같은 질주로 팀의 세번째 골을 만들어내며 3-1 완승을 이끌었다. 리그 침묵을 깬 그는 29일 오전 5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5차전 홈경기 출격을 노리고 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파로 손흥민은 한동안 리듬이 부족했다’며 ‘(첼시전에서) 70야드를 달리며 조르지뉴와 다비드 루이스를 무너뜨린 골은 (이달 한국 대표팀 A매치인) 호주 원정 불참으로 인해 거둔 결과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아시안컵에 출전해야 한다. 조별리그 2경기 차출하지 않기로 했으나 중국전에는 뛰어야 한다. 한국이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18일간 5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2월이 돼야 토트넘에 돌아온다’고 자세하게 알렸다. 지난 시즌 직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강행군을 버텨낸 뒤 가까스로 컨디션 회복 전환점을 맞은 손흥민이다. 토트넘의 핵심 전력인만큼 아시안컵 대표 차출 여파가 후반기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시안컵 차출에 대한 우려는 8년 전 손흥민의 우상과 같은 ‘대선배’ 박지성 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부터 아시안컵이 여름에서 겨울로 앞당겨 열렸는데 박 본부장은 남아공 월드컵 이후 새 시즌 준비에 전념하면서 아시안컵 합류 전까지 그야말로 훨훨 날았다. 맨유 입단 이후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특히 11월 울버햄턴을 상대로 경기 종료 직전 버저비터 결승골을 포함해 홀로 2골을 터뜨리고 블랙번전 골까지 총 3골로 구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그 기세는 12월로 이어져 아스널과 라이벌전 헤딩 결승골로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 손흥민처럼 대표팀 주장 완장을 단 그는 아시안컵 차출로 한달여 자리를 비웠다. 맨체스터 지역 언론도 박지성의 대표 차출에 우려 목소리를 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표팀 3위 달성에 이바지했으나 햄스트링 부상으로 3개월 가까이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부상 좌절감이 컸다. 스스로 “크리스마스 이전의 컨디션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할 정도였다. 4월에 복귀해 첼시와 챔피언스리그 8강전 2-1 결승골로 부활하면서 시즌 8골로 맨유 입단 이후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했지만 당시 아시안컵 부상만 아니었으면 두자릿수 골도 기대할만했다.

[포토] 손흥민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지난달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몰고있다. 천안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대적으로 장거리 비행이 잦은 아시아 선수에겐 메이저 대회 피로 여파가 큰 편이다. 올해 어느 때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은 자기 자신과 싸움 중이다. 아시안컵을 향한 손흥민의 목표 의식도 확고하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서 개최국 호주와 결승에서 만나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포를 터뜨리고도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문 아픔이 있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축구 인생 최초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기세를 A대표팀에서도 이어가고픈 바람이 있다. 8년 전 박지성의 아픔을 재현하지 않기 위한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의 고민이 커질 시기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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