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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이나영이 돌아왔다.

이나영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윤재호 감독)을 통해 6년 만에 컴백하게 됐다.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한 여성과 14년 만에 그를 찾아온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이나영이 노개런티로 참여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나영은 작품을 통해 한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10대부터 30대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연기 변신에도 성공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이나영의 결혼, 출산 후 첫 작품이라는 특별한 의미도 가지고 있다. “신비주의라 하는데, 이야기 하는 것 정말 좋아해요”라 환한 미소와 함께 말문을 연 이나영은 배우로서의 이야기는 물론, 사람 이나영과 배우자 원빈의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전했다.

-오랜만에 작품 속 스스로의 모습을 보니 어떤가.

꼭 복귀작이라 그런 것은 아닌데 배우들이 늘 그렇듯 아쉬운 부분이 보이더라. ‘시선은 저게 맞나?’ 계속 그런 것만 보였다. 전체를 잘 못 보겠더라.

-촬영 현장도 오랜만인 만큼 이전과 변한 것이 있었나?

특별히 그런 것은 없었다. 역시나 긴장되는 곳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촬영의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워낙 짧은 시간에 촬영을 해야 하니 집중하는 부분에 긴장을 많이 했다. 실수 없이 감정 몰입하는 것에 집중했다. 현장은 언제 와도 항상 긴장되면서도 편한 것 같다.

-컴백까지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이나영을 기다렸다.

워낙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작품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래도 진짜 내가 하고 싶고, 제대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고, 자신있게 내보이고 싶은 작품으로 나오고 싶었다. 나도 언젠간 작품을 만날 것이라 기다렸다.

-그렇게 만난 ‘뷰티풀 데이즈’는 어떤 매력이었는지 궁금하다.

시나리오에 정말 반했다. 간단했는데도 뭔가 전해지고 알 것 같았다. 처음 봤을 때 ‘이건 거의 하는 것이다’는 마음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본 뒤 감독님이 어떤 분인지 여쭸다. 감독님이 어떤 분이고, 왜 이런 작품을 선택하셨는지 가장 중요했는데 이전의 다큐를 보니 답이 나왔다. 이런 감독님이면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성을 담았을 것이라 확신했다. 나중에 들었는데 감독님도 내가 당연히 안할 줄 알았는데 (출연을 결정해)놀랐다더라.(웃음) 내가 좋아하는 소재, 영화 톤이었다. 거칠면서도 먹먹한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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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역할이 계속해 시련을 겪는 만큼 연기하는데 있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인물의 10대, 20대 때는 사건이 많았다. 그 때를 연기할 때는 생존을 위한 삶을 생각하며 감정으로 몰입하려 했다. 오히려 30대 때를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 어떤 표현과 눈빛을 가지고 14년 만에 만난 아들을 봤을 때를 표현해야 할지 어려웠다. 10대, 20대 연기는 조명만 흐릿하게 해 달라 했는데.(웃음) 30대의 엄마를 연기하며 감정을 누르기도 했다. 감독님도 내가 가끔씩 감정이 올라올 때 눌러주셨다.

-아픈 과거를 가진 여성의 삶을 연기하며 같은 여자로서도 울컥한 부분도 있지 않았나?

연기하며 많이 울었다. 상황이 안타깝더라. 어떤 장면에서는 눈물이 계속 뚝뚝 나왔다. 감정을 최대한 누르려 노력했다.

-극중 특수한 상황이지만 장동윤과 모자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함께 호흡을 맞추며 어땠는지?

장동윤 씨는 연기한 인물 ‘젠첸’ 그 자체였다. 반듯했고 중국어도 굉장히 잘 하더라. 정말 자연스러웠다. 나도 의지하며 함께 갈 수 있었다. 영화에서 두 사람이 단순한 모자 관계가 아닌 14년 만에 만난 이들이었기에 약간의 거리감을 느낀다. 아무래도 다른 작품이었다면 준비기간에 만나기도 하고 연습도 하는데 워낙 촬영 기간이 짧다보니 그럴 시간이 없었다. 촬영장에서도 작품의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말을 걸고 싶어도 감정을 깰까봐 조심스러웠다. 둘이 계속 감정만 잡고 있었다. 그래도 함께 호흡하며 좋았다.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복귀와 더불어 또 다른 배우 이나영의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어떤 배우로서 남고 싶은가?

작품 수나 그런 것을 떠나서 궁금한 배우인 것이 배우에겐 최고이지 않을까 싶다. ‘저 사람이 이번엔 어떤 분위길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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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든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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