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
SK 하재훈이 19일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훈련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고시마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가고시마=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의 비밀병기가 등장했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서 구속 150㎞의 빠르고 묵직한 공을 뿌리고 있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하재훈(28·SK)이 SK 염경엽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유망주였던 하재훈은 마산 용마고교를 졸업하고 시카고 컵스와 게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트리플A까지 올라갔지만 빅리그 무대를 밟진 못했고 2016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주로 2군에서 뛰었고, 2017년 다시 도쿠시마로 돌아가 투수로 뛰기도 했다. 컵스 입단 당시 포수, 마이너리그에선 외야수로 뛰었고 독립리그에서 투수와 야수로 활약하다 SK에 투수로 입단했다.

마무리캠프에서 하재훈은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다. 그의 공을 받는 불펜포수들은 공을 받을 때마다 탄성을 내지른다. 전력분석팀도 마찬가지다.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구속도 150㎞ 정도로 빠르지만 회전수도 벌써 2400~2500까지 나온다. 2000~2200이 일반적인 수준인 것으로 고려하면 엄청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재훈은 “투수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는 한달 정도 됐다. 직구,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던진다. 하지만 아직 직구 밸런스도 오락가락한다. 보완할 게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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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재훈이 19일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불펜투구를 하고 있다. 가고시마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하재훈은 “여러 나라에서 야구를 해 아무래도 적응 속도가 빠른 듯 하다. 외국에서 야구를 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도전을 해봤기에 오히려 후련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지켜본 하재훈의 구위는 엄청났다. 직구만 놓고 보면 당장 리그 톱클래스라 해도 될 정도다. 그러나 실전에서도 제구가 동반될 것인지도 봐야하고, 변화구와 투구폼을 최대한 통일시키는 점 등 과제도 남아있다. 하재훈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조급하게 만드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차근차근 한단계씩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염 감독도 “직구가 정말 좋다. 공의 회전수가 좋아 제구만 되면 쉽게 맞을 공이 아니다. 우리가 괜히 일본까지 넘어가 하재훈을 보고 온 게 아니다. 가다듬으면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젊은 선수의 장점을 발굴해 팀 전력을 다지는 염 감독과 만난 하재훈이 투수로서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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