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2710
이청용이 지난 17일 호주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꼬인 축구인생의 실타래를 스스로 풀어냈다. 이제 대표팀과의 인연을 다시 맺을 차례다.

지난 17일 호주전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블루드래곤’ 이청용이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서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지도 모를 아시안컵 기회를 잡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7시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스포츠육상센터(QSAC)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올해 마지막 A매치를 벌인다. 이 경기를 끝으로 벤투 감독은 내년 1월5일부터 중동 UAE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기 때문에 기회를 받은 선수들은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

그 중 30살로 어느 덧 베테랑이 된 이청용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 대표팀에 부족한 경험을 갖췄음에도 최근 A매치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해 엔트리 승선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시절 프레시즌 친선경기에서 당한 골절상은 그의 태극마크 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이듬해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선 부상으로 첫 경기 오만전을 소화하고 바로 선수단에서 빠져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에선 28명의 최종 훈련 명단에 가까스로 들었으나 최종엔트리에 탈락하고 말았다. 이청용 입장에서도 붉은 옷을 입고 속 시원히 뛰어본지 오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강렬하게 뛴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 이청용이 요즘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스스로를 낮춰 입단한 독일 2부리그 보훔에서 최근 5경기 연속 풀타임을 기록했고 도움도 4개나 올렸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이 그를 뽑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지난 17일 호주전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해 후반 36분까지 81분을 뛴 그는 일단 경쟁력이 있음을 알렸다. 눈에 띄는 공격 장면은 없었으나 부지런히 뛰었고 빌드업(공격 작업) 등 벤투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에도 노련미를 앞세워 빨리 녹아들었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이청용이 현 코칭스태프에 확신을 심어주는 시간이다. 이청용을 위한 관전포인트를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벤투 감독이 다시 한 번 그를 선발로 내보내 주의 깊게 관찰하는가다. 벤투 감독은 한 번 마음에 든 선수를 좀처럼 바꾸지 않기 때문에 이청용이 또 전반 킥오프 때부터 등장한다면 UAE 아시안컵에 갈 가능성도 올라간다. 다른 하나는 이청용의 포지션이다. 원래 오른쪽 날개가 주포지션인 이청용은 현재 보훔에선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다. 그런데 호주전에선 왼쪽 날개로 나섰다. 벤투 감독이 2선에서 다양하게 뛸 수 있는 이청용의 재능을 더 관찰할지 지켜볼 일이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