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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심수창, 박정진, 배영수, 임창용.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소속팀과 결별을 택하고 나온 관록의 베테랑 선수들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2018시즌 한화 소속으로 뛰었던 베테랑 투수 3총사 배영수(37), 박정진(42), 심수창(37)은 한화 유니폼을 벗고 타 구단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신예 선수 육성과 공격적인 리빌딩을 하고 있는 한화에 세 선수의 자리는 없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세이브 1위를 차지한 심수창은 한창 정규 시즌이 진행중이던 지난 8월 방출됐다.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좀처럼 1군에 올라갈 기회가 닿지 않았고 직접 트레이드 요청까지 했지만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자유롭게 소속팀을 구하기 위해 방출을 택했다.

배영수와 박정진은 구단으로부터 시즌 종료 후 은퇴 권유를 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도전을 택했다. 현역 최다승(137승) 투수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영수는 올해 1군에서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6월 5일 LG전을 끝으로 더 이상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몸상태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팀 구성에서 제외됐다. 한용덕 감독은 “배영수는 내 머릿속에 없다”는 말로 구상에서 제외됐음을 표현했다. 결국 시즌 종료까지 배영수는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원 클럽 맨’ 박정진은 그간 많이 던진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어깨 부상으로 올해 1군뿐만 아니라 퓨처스리그에도 나서지 못했다. 한화에서 은퇴하기를 바랐던 박정진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KIA에서 방출된 임창용(42)도 새 둥지를 찾고 있다. KIA를 나오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긴 했지만 올해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한 임창용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투수 자원이다. 불펜이 헐겁거나 사이드암 자원이 부족한 팀이 영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선수 생활 황혼기를 지나고 있는 네 선수에게 계약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 마운드에서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붓고 명예롭게 유니폼을 벗길 원한다. 계약에 있어 걸림돌도 없다. 배영수와 임창용은 2018시즌을 끝으로 소속팀과 계약이 끝났고, 내년 시즌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던 심수창과 박정진은 한화가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는 대승적 결정을 내렸다. 새 둥지만 찾으면 된다.

정작 문제는 베테랑 선수들에게 불고 있는 찬바람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베테랑을 향한 한파는 매섭다. 육성과 리빌딩을 기치로 내건 구단들은 더이상 정(情)에 움직이지 않는다. 21일 본격적으로 개장하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재연될 확률이 높다. 고강도 선수단 정리작업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하는 건 구단의 기조에 역행하는 행동이다. 선수들의 의지와 달리 현실적인 장벽은 높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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