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에 앞서 게이트를 나선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향후 5년간은 왕조로 입지를 다져야 한다. 자신있다.”

단장 2년 만에 SK를 우승으로 이끈 SK 염경엽 단장이 감독으로 복귀했다. 지난 2016년 시즌 도중 히어로즈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SK 차기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3년 여 만에 현실이 됐다. 염 감독은 올시즌 중반께 “팀 선수 구성을 보면 SK가 두산과 함께 달려야 한다. 이 선수들이 단기전 경험을 쌓아 한 단계 성장하면 2000년대 후반 누렸던 왕조 지위를 되찾아 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젊은 선수단을 구성했고 특히 마운드 보강을 통해 버틸 수 있는 팀으로 변화시켰다. 그 결실이 올해 한국시리즈(KS) 우승으로 예상보다 빨리 맺어져 염 감독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염 감독은 “왕조를 경험한 베테랑들이 뒤를 받치고 젊은 선수들이 튀어나오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다. 특히 마운드는 김택형과 정영일, 김태훈 등 젊은 선수가 많다.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1군에 자리를 잡으면 최소 4, 5년은 꾸준히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그 기간동안 스카우트와 트레이드, 육성 등에 집중해 다음 세대를 준비해 선순환을 이루면 장기적이고 꾸준한 강팀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장으로 2년간 재임하며 그 기틀을 다졌고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구단과 상의해 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차기 단장은 선수 출신으로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면서 프런트 경험이 많아 행정 공백이 생기지 않는 이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SK에서 은퇴 후 매니저와 스카우트 등을 두루거친 손차훈(48) 운영팀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KS 우승팀을 맡아 부담이 클 수도 있지만 염 감독은 지난해부터 SK의 우승을 예감했다.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장단점도 파악하고 있어 오히려 트레이 힐만 감독보다 더 섬세한 야구를 구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염 감독은 “단장으로 있는 동안은 그래도 살이 좀 쪘다. 현장에 복귀하면 매일 머릿속으로 경기를 한 번 시뮬레이션 해야하기 때문에 끼니를 거르기 일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현장에 돌아가야 한다. 단 우승 단장이라는 타이틀 하나는 갖고 싶다. 그 이후에 현장에 복귀해야 후배들에게도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염 감독은 “힐만 감독이 다져놓은 길에 디테일과 시스템을 더해 SK가 추구하는 색깔을 뚜렷하게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그래서 매뉴얼을 만들고 시스템화가 필요한 것이다. 힐만 감독의 야구를 보면서 배운 부분을 접목해 SK가 왕조를 구축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 속에는 감독으로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KS 우승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