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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표팀 동료들과 출국하기에 앞서 화장실 앞까지 몰려든 팬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공항 | 김현기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손흥민과 기성용)없을 때 더 잘하겠다.”

‘절정의 킬러’ 황의조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 취임 뒤 처음 떠나는 원정 경기에서 그가 축구대표팀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지난 8~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과 득점왕 등극으로 상승세를 탄 그는 이어진 소속팀 감바 오사카(일본) 경기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골 소식을 전해왔다. 최근 6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강등권이던 감바 오사카를 어느 덧 중위권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훈남’ 외모까지 더해 그의 인기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호주전, 20일 우즈베키스탄전을 위해 두 경기가 모두 열리는 호주 브리즈번으로 12일 출국했다. 태극전사들이 모인 인천국제공항엔 최근 대표팀 인기를 반영하듯 수백 여명의 여성팬이 운집했고 황의조에 대한 관심은 그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그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자 여성팬들이 그 앞에서 길게 두 줄을 만들어 대기할 정도였다. 황의조는 사인과 촬영에 응하느라 좀처럼 움직이질 못했다.

이번 호주 원정엔 대표팀을 상징하는 선수들이 여럿 불참한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출전 때 대한축구협회와 그의 소속팀 토트넘 사이에 맺은 계약으로 빠지고 기성용과 이재성은 벤투 감독의 배려로 장거리 원정에 불참한다. 정우영은 부상으로 낙마했고, 황희찬도 최근 다쳐 호주행이 불투명하다. 대신 이청용과 구자철 등 두 베테랑이 호주로 직접 날아오지만 100% 기량인지는 불투명하다. 결국 아시안게임부터 반 박자 빠른 슛과 골 냄새를 맡고 움직이는 황의조의 비중이 커졌다.

황의조도 이를 알고 있다. 최근 소속팀의 감각을 A매치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소속팀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대표팀에)돌아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그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원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갖고 왔으면 한다.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좋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아 문제 없다. (그들이)없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직전 감바 오사카에서 입지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자카르타에서 대반전을 이뤘다. 그는 “골 감각이 좋은 이유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모르겠다”면서도 “아시안게임 끝나고 국가대표팀(9월)에 가서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소속팀에 들어갔다. 거기서도 계속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고 나름대로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원정 어려움 극복도 공언했다. “아무래도 홈은 선수들에게 익숙한 환경이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며 “팬들도 많이 찾아주셔서 힘도 난다. 원정은 낯설고 쉽지 않지만 잔디부터 최대한 빨리 적응해서 두 경기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내년 1월 UAE 아시안컵의 사전 리허설로 이뤄진 평가전인 만큼 아시아 팀들에 대한 공략법도 찾겠다고 했다. 호주는 한국과 결승에서 만날 수 있고, 우즈베키스탄은 4강 등에서 만날 수 있다. 황의조는 “아시아에 있지만 호주나 우즈베키스탄은 강팀”이라면서 “호주는 같은 아시아 팀이면서도 피지컬과 스피드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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