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선발출격!  [포토]
SK 김광현이 4일 문학 KIA전에 선발출전해 투구하고 있다. 2018. 10. 4 문학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10년에 한 번 나오는 투수들이 한국시리즈를 향한 마지막 승부에 임한다. 2007 한국시리즈서 모두를 놀라게 했던 SK 김광현(30)과 올해 가을야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넥센 고졸신인 안우진(19)이 2일 인천에서 최고의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흠잡을 데가 없다. 포스트시즌 안우진의 투구는 KBO리그 최고수준이다. 150㎞대 직구와 140㎞대 슬라이더로 포스트시즌을 지배하고 있다. 타자 입장에서 안우진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안우진이 제구난조로 볼넷을 범하거나 한 가운데 실투만 하기를 기도하는 것 뿐이다. 직구에 타이밍을 잡아놓고 슬라이더를 공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타자 기준 몸쪽 직구, 바깥쪽 슬라이더 조합만으로도 무적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거듭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볼카운트 3-0에서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140㎞대 느린 직구를 넣는 과감함을 보이는 한편 지난달 31일 SK와 준PO 4차전에선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또다른 궤적의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당시 안우진과 호흡을 맞춘 포수 주효상은 “김성현 선배와 로맥을 상대로 몸쪽 슬라이더가 들어왔는데 받고나서 깜짝 놀랐다. 처음 보는 궤적인데 정말 날카롭게 들어오더라. 이 슬라이더라면 또다른 볼배합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데 약 11년 전 지금의 안우진 이상으로 그라운드에 충격을 선물한 고졸신인이 있었다. 바로 SK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다. 당시 만 19세에 불과했던 김광현은 2007년 10월 26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해 7.1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호투로 SK는 2패후 2연승에 성공했고 5, 6차전까지 잡으며 한국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2패 뒤 우승을 차지했다. 김광현이 그해 22승을 올린 MVP 다니엘 리오스와 선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시리즈 흐름이 요동쳤다. 이후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시리즈 이전까지만해도 구위는 뛰어나지만 제구력은 떨어지는 미완의 투수였던 그가 가장 중요한 순간 마음껏 잠재력을 폭발하며 KBO리그 역사에 전설을 새겼다. 김광현의 150㎞대 직구와 140㎞대 슬라이더에 두산 타자들은 헛스윙을 연발하며 고개를 숙였다.

안우진, 든든한 허리가 되겠다! [포토]
넥센 안우진이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2018. 10. 20 대전|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그리고 이제 김광현과 안우진은 각각 선발투수와 불펜 필승조로 나란히 마운드에 오른다. 김광현은 2연승 후 2연패로 궁지에 몰린 SK를 구해야 하며 PO 3, 4차전 승리의 주역 안우진은 3연승으로 대반격의 마침표를 찍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 15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홀드 방어율 0.60을 기록 중인 안우진은 “이제 한 번만 더 이기면 한국시리즈가 현실로 다가온다”며 각오를 다졌다.

안우진에게 2007년 김광현의 한국시리즈 투구를 알고 있나고 묻자 “당시 너무 어렸고 생중계로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 하이라이트로 김광현 선배님이 한국시리즈서 맹활약하는 장면을 봤다. 야구 선수라면 모두가 한국시리즈 같은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꿈꾼다. 그 꿈을 이루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김광현과 안우진 모두 입단 당시 스카우트로부터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지어 SK는 2007년 김광현의 1차 지명을 계산에 넣고 2006년 1차 지명으로 류현진이 아닌 포수 이재원을 선택하기도 했다. 지난해 넥센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를 바라봤던 안우진의 지명이 확정된 순간 “21세기 우리가 지명한 투수 중 최고다. 당장 1군에 선발투수로 올려도 통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1세기 들어 최고 재능을 자랑하는 두 투수가 한국시리즈를 향한 플레이오프 5차전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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