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어느덧 데뷔 23년 차, 가수 겸 예능인으로 단단하게 입지를 다져온 김종민(40). 그는 백업 댄서부터 코요태 리더, 연예대상 수상자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펼치며 남다른 존재감을 증명했다.


김종민은 최근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연애의 맛'에 출연하며 기상캐스터 황미나와 달콤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가상 커플로 성사된 두 사람은 로맨틱한 한강 데이트를 즐기는가 하면, 헤어짐이 아쉬운 듯 연신 애정 어린 시선을 주고받았다.


능청스러운 유머 감각을 과시하던 김종민은 황미나에게 폭소를 안기며 매력을 발산했다. 한강에서 불빛을 찾아 날아든 벌레가 갑자기 황미나의 입술에 안착하자 이를 지켜본 김종민이 "벌레는 좋겠다"라며 사심 가득한 속내를 발설,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아주 오랜 세월 그를 지켜본 탓인지 노총각 삼촌같기도 철부지 아들같기도 한 그가 설레하는 모습에 시청자들도 흐뭇한 미소를 보내고 있다.


1박 2일로 여행을 떠난 김종민과 황미나는 펜션에 도착하기 전 들른 마트에서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의 포스를 풍겨 웃음을 줬다. 황미나는 장거리 운전으로 지친 김종민에게 휴식 시간을 준 뒤 주방으로 내려와 요리를 준비했다. 김종민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한 귀여운 이벤트였다.


김종민은 "고맙고 미안하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드디어 김종민에게도 따뜻한 봄날이 오는 것일까. '바보'인지 '천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김종민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스타성은 어릴 때부터 이미 입증됐다. 지난 1996년 김종민은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안무팀 '프렌즈' 백업 댄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가수 엄정화의 전담 백업 댄서로 맹활약하며 '포이즌', '초대', '몰라', '페스티벌' 등 다양한 히트곡에 참여했다.


김종민이라는 이름보다 '브이맨'으로 유명한 시절이었다. 당시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를 갖춘 그는 카메라 감독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했고,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무대 위에서 날렵한 턱선을 자랑하며 '브이(V)' 제스처를 취하는 그에게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폭발적인 인기가 뒤따랐다.


2000년 탈퇴한 전 멤버 차승민을 대신해 혼성그룹 코요태에 객원 멤버 자격으로 합류했다. 코요태 3집 앨범 '패션(Passion)'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는 빼어난 댄스 실력을 바탕으로 팀의 인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복덩이' 김종민과 함께한 코요태는 3집으로 같은 해 KMTV '가요대전'에서 처음 본상을 안았고 '쇼 뮤직탱크'에서 데뷔 이후 첫 1위를 거머쥐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김종민은 2001년 4월 코요태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무대에서 종적을 감췄다. 자신이 생각하던 미래와 소속사와의 갈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엉켰던 것. 무엇보다 객원 멤버로서 받는 차별이 심했다고 전해졌다. 이를 알게 된 멤버 신지와 김구는 소속사에 강력히 항의했고, 그해 10월 김종민은 6개월 만에 가요계에 복귀하게 됐다.



컴백의 시작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2년 김종민이 코요태의 정규 멤버가 된 후 리더였던 김구의 마약 사건이 터졌다. 이로 인해 김종민은 자신보다 어린 신지를 대신해 리더 자리까지 맡았고 책임감은 더욱 가중됐다. 하지만 침체기 속에서도 4집 '필립(必立)'은 높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고 제17회 골든디스크 본상, SBS 가요대전 본상의 기쁨을 맛봤다.


2003년은 가수로서 유난히 상복이 많은 해였다. 김종민이 속한 코요태는 MBC 10대 가수상을 비롯해 제18회 골든디스크 본상, SBS 가요대전 본상, KBS 가요대상 프로듀서가 뽑은 인기가수상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대표 혼성그룹의 명성을 드높였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예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인생에서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11월부터 약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김종민은 소집해제 이후 활동을 재개했다. 복귀 이후 대중 앞에 처음 얼굴을 내민 예능은 입대 전 마지막 활동이었던 '1박 2일'이었다.


앞서 2007년 5월 '1박 2일' 시즌 1의 멤버로 합류, 이후 시즌2와 3에 모두 출연하면서 '1박 2일'의 최장수 멤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어딘가 모자란 모습의 바보 캐릭터로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의외의 역사 지식을 자랑해 놀라움을 안겼다.



순수하고도 친근한 예능감은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5년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김종민은 이듬해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2011년 '1박 2일' 전 멤버 공동 수상 이후 두 번째 대상이었다. 가수 출신 예능인의 단독 대상 소식에 대한민국은 발칵 뒤집혔다.


진득하게 한우물만 파는 굳은 심지로 이뤄낸 값진 결과였다. 대상의 영광을 누린 김종민은 검증된 예능인으로서 한 단계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2018년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tvN '대탈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웹 예능 '뇌피셜'을 통해 단독 MC를 맡기도 했다.


우직한 인내심과 성실함으로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던 김종민. 특유의 견고하고 듬직한 매력을 바탕으로 황미나와 '실제 연인'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그의 연예와 연애, 두 가지 능력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