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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명석 수석 코치가 19일(현지 시간) 오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진행된 LG의 전지훈련에 참여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15.01.19. 서프라이즈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가 마운드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보다 젊고 강한 투수진을 구축하기 위해 선수단을 정리하고 이천 챔피언스파크를 100%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차명석 신임 단장의 지휘아래 LG에 가장 적합한 육성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LG 구단은 지난 19일 차명석 단장 선임과 코칭스태프 정리 결과를 발표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21일 “우리 선수단은 물론 LG 문화와 기조를 잘 알고 계신 차명석 해설위원님이 단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1군에선 류중일 감독님과 조화를 이루고 2군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기 위한 선택이다. 특히 2군 육성에 큰 도움을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차 단장 또한 “아직 업무를 시작하지 않았다. 내부 사정을 파악해야하지만 2군에 변화는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세이버메트릭스를 도입해 기록과 숫자를 토대로 2군 선수들을 구분하려고 한다. 선수마다 특성에 맞는 육성을 하고 싶다. 2군 감독과 코치들에게도 이 부분을 주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변화는 이미 시작했다. LG 구단은 차 단장 선임에 앞서 윤지웅과 배민관을 비롯한 20, 30대 투수들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꾸준히 1군 무대에서 활약한 윤지웅과 만 27세에 불과한 배민관을 전력에서 제외하며 젊은 투수 위주로 투수진을 재편할 뜻을 드러낸 것이다. 앞으로는 이전보다 과감하게 신예 투수들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차 단장은 “최근 LG 투수진에 부상자가 많고 육성도 더디다는 평가가 많다. 특별히 더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지난 2년 동안 해설을 하면서 메이저리그 시스템과 세이버메트릭스를 꾸준히 공부했다. 사실 나는 세이버메트릭스 신봉자는 아니다. 오히려 전통야구 주의자에 가깝다. 하지만 전통야구를 주장하려면 세이버메트릭스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보통 세이버메트릭스를 싫어하거나 숫자에 둔감한 사람들이 전통주의를 주장한다. 그런데 세이버메트릭스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려면 세이버메트릭스부터 배워야 한다. 공부하지도 않고 세이버메트릭스는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공부하기 싫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젊은 투수들은 코치의 한 마디 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유튜브 영상에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 매체에서 트랙맨을 비롯한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만든 투구 이론 프로그램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삼성 신예 투수 최충연(21)은 트랙맨 데이터로 집계된 자신의 보폭과 팔 높이, 공 회전수 등을 참고하며 기량 향상에 도움을 받았다. 야구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움직임이 수치화되면서 보다 객관적으로 선수를 분석할 수 있다. LG는 삼성, 롯데, 두산, 한화, NC와 다르게 트랙맨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차 단장은 “트랙맨 도입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다. 도입에 앞서 선수는 물론 코치들도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2년 동안 메이저리그를 공부했지만 메이저리그를 그대로 한국야구에 접목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문화와 선수가 다르기 때문에 100%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서히 맞춰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2019 드래프트에서 우투수 이정용, 좌투수 이상영, 사이드암투수 정우영을 최상위 순번에 지명했다. 이들과 고우석, 김대현, 김영준, 임지섭, 성동현, 손주영 등이 빠르게 성장해야 마운드 재건에 청신호가 켜진다. 그런데 올시즌 고우석과 김대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1군보다는 2군에 머물렀다. 자원은 많다. 차 단장은 2012시즌과 2013시즌 LG 1군 투수코치를 맡았다. 2012시즌 불펜진 강화를 꾀했고 2013시즌에는 팀 방어율 1위를 기록하며 암흑기 청산에 큰 공을 세웠다. 이제는 단장으로 재건을 바라본다. 차 단장의 2군 개혁이 성공하면 LG는 다시 막강 마운드를 앞세운 승리공식을 가동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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