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인천공항에 도착한 오승환은 10여분간의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가족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바로 출국게이트로 빠져나갔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파이널 보스’ 오승환(36·콜로라도)이 한국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메이저리그와 계약기간이 남아있고 국내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올해 돌아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오승환은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일본과 미국에서 다섯시즌을 뛰면서 다소 지친 감이 있다. 힘이 남아있을 때 KBO리그로 돌아와 팬들 앞에 서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취는 에이전트와 상의할 부분이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여지를 남겼다.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김동욱 대표는 “콜로라도와 계약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올해 복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복귀를 추진하려면 불확실한 KBO 규정에 관한 해석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로라도와 계약이 종료되는 내년 이후 복귀를 추진할 수 있지만 그 전에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의미다.

오승환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 오승환. (스포츠서울 DB)

지난 2월 토론토와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잔류에 성공한 오승환은 지난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콜로라도로 이적했다. 정규시즌에서 73경기에 나서 6승 3패 3세이브 21홀드 방어율 2.63으로 콜로라도의 가을잔치행을 이끌었다. 토론토와 계약을 맺을 때 시즌 70경기에 등판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베스팅 옵션을 충족해 이 조건을 승계한 콜로라도에서 1년을 더 뛸 수 있다. 오승환이 남은 1년을 포기하겠다고 하면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지만 이미 많은 빅리그 구단들이 ‘급하게 돌아가는 한국선수’들 때문에 KBO리그 출신 선수를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해 오승한에게도 부담이다. 김 대표가 “현실적으로 올해 복귀는 힘들다”고 말한 배경이다.

또 하나 걸림돌이 있다. 오승환은 지난 2013년 시즌 후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진출하는 과정에 임대형태로 계약을 맺었다. 대졸 8년을 채워 국내에서는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취득했지만 해외진출은 9시즌을 뛰어야 한다는 조항에 발이 묶였다. 삼성이 오승환을 임의탈퇴 신분으로 묶어둔 배경이다. 만약 오승환이 KBO리그로 돌아오려면 우선 원소속팀 삼성이 임의탈퇴 신분을 해제해야 한다. 삼성과 계약을 맺지 않으면 자유계약 신분으로 다른 9개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FA 계약은 할 수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사무차장은 “해외진출 선수는 9시즌을 뛰어야 FA 자격을 얻는다는 조항이 있지만 해외 진출 과정에 FA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통상 FA 계약을 맺으면 4년 뒤 재자격을 취득하는데 5시즌을 해외리그에서 뛴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뛰지 않았기 때문에 FA 재자격 취득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KBO의 유권해석이다.

오승환
오승환이 9회 투구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포수 양의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돌아와도 문제다. 해외 도박으로 KBO로부터 7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점이다. 어떤 구단과 계약하더라도 정규시즌 개막 이후 72경기는 퓨처스리그를 포함한 KBO 주관 대회 마운드에 설 수 없다. 시즌 절반을 개점휴업 상태로 지내야 한다.

각종 악재를 짊어지고라도 오승환이 국내 복귀를 추진한다면 콜로라도의 동의를 받은 뒤 삼성과 복귀 절차를 논의할 수 있다. ‘아직 힘이 남아있는 오승환’이 굳이 이런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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