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황희찬-석현준-황의조-이승우-김영권, 분위기 좋고~!
석현준과 이승우, 황의조와 황희찬, 김영권 등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우루과이와 파나마와의 평가전을 대비해 8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소집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파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주전 원톱을 놓고 건강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주인공은 황의조(26·감바오사카)와 석현준(27·랭스)이다.

축구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최근 몇 년 동안 늘 고민거리였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유난히 빈약했다. 측면 공격수가 풍부하고 중앙 미드필더 자원도 많다. 수비, 좌우 풀백도 100% 만족할 수 없지만 그래도 경쟁력은 있다. 하지만 박주영의 기량이 하락한 이후 주전으로 볼 만한 스트라이커가 아예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신태용 감독 시절에는 이정협이나 김신욱, 지동원 등이 경쟁했으나 확실한 주전 카드가 없었다. 이로 인해 손흥민이 원래 포지션인 윙어가 아닌 원톱 공격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주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도 맨 앞 한 자리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일종의 ‘마지막 퍼즐’이다.

일단 고민을 해결한 여지는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주전 후보 황의조가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일본 J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황의조는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무려 9골을 터뜨리며 우승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시안게임 직후 체력이 떨어진 시점인 9월 A매치 두 경기에서는 골을 넣진 못했지만 지난 12일 우루과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3년 만에 A매치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단순히 골만 넣은 게 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좋았다. 세계적인 수준의 우루과이 수비진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움직임은 날카로웠고 결정력은 탁월했다. 득점 장면에선 집중력이 돋보였다. 대표팀 주전 공격수가 될 자격을 증명하는 경기였다.

대항마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석현준이다. 석현준은 우루과이전에서 교체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석현준은 황의조와는 다른 유형이다. 몸 싸움에 능하고 제공권 능력이 준수하다. 헌신적인 플레이로 주변 공격수들을 돕는 데 능숙한 스타일이다. 실제로 우루과이전에서 정우영이 결승골을 넣을 때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따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체조건이 좋은 우루과이 선수들을 상대로 공중볼에서 승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름의 방식으로 벤투 감독에게 매력을 어필했다.

벤투 감독은 짧은 패스를 통해 빠르게 전진하는 축구를 추구한다. 롱볼이나 크로스를 남발하는 대신 개인, 부분 전술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패턴을 선수들에게 요구한다. 벤투 감독 철학에 더 부합하는 선수는 황의조로 볼 수 있다. 황의조는 간결한 터치와 빠른 침투, 한 박자 빠른 슛이 장기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빛을 볼 수 있는 유형이다. 석현준의 경우 상대에 따라 조커로 나서면 더 위력적인 선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주전이라고 확실하게 못 박을 수 없다.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은 16일 파나마전에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벤투 감독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기회를 잡았을 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 주전 자리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모처럼 원톱을 둘러싼 흥미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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