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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포에버 H.O.T!”

그룹 H.O.T.가 17년 만에 잠실을 하얀 물결로 가득 채웠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H.O.T.의 콘서트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7시부터 공연이 시작됐지만 공연장 주변에는 이른 오전부터 많은 팬들로 가득 찼다. 17년이란 시간이 지나 소녀팬들은 어엿한 숙녀가 됐지만 마음만은 변함없었다. 특히 풍선을 대신한 하얀 응원봉을 구매하는 데만 약 3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여전한 인기를 입증했다. ‘한류 1세대’ 그룹인 만큼 중국에서 온 팬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H.O.T.는 지난 2001년 2월 27일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공연을 가진 뒤 17년 만에 다시 돌아왔기에 멤버들과 팬 모두에게 잠실 공연에 대한 의미가 크다. H.O.T.의 콘서트는 지난 9월 티켓 오픈과 동시에 8만 석 전석이 매진됐고 2만 석이 추가로 준비돼 총 10만 관객과 함께하게 됐다.

공연의 시작과 함께 H.O.T.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환호 속에 등장한 멤버들은 ‘전사의 후예’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다섯 멤버 모두 활동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과 헤어스타일로 감동을 더했다. 이후 ‘늑대와 양’, ‘투지’, ‘아웃사이드 캐슬(Outside Castle)’, ‘열맞춰’, ‘아이야’. ‘우리들의 맹세’ 등의 히트곡 무대를 꾸몄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멤버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가창력과 춤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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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H.O.T. 멤버 강타(시계방향으로), 토니안, 이재원, 장우혁, 문희준. 사진 |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안녕하세요! H.O.T. 입니다”며 17년 전과 같은 인사를 전한 H.O.T. 멤버들은 많은 팬들을 보고 눈물이 글썽한 모습을 보였다. 리더 문희준은 “17년 만에 같은 장소지만 너무 오래 걸려 돌아온 것 같다”며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 후 17년이란 시간이 걸려 죄송하다. 많은 추억을 갖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멤버들 모두 입을 모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소중한 선물 같은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멤버들은 각자의 개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토니안은 양세형이 랩 피처링으로 함께한 신곡 ‘핫 나이트(HOT Knight)’의 첫 무대를 꾸며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또한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은 JTL을 결성해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에 이재원은 JTL의 히트곡 ‘어 베러 데이(A better day)’의 무대를 펼쳤고 팬들 역시 노래를 함께 부르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더했다.

공연의 백미는 단연 ‘캔디’였다. 관객석 앞 돌출무대에서 등장한 H.O.T. 멤버들은 활동 당시와 똑같은 의상을 입어 향수를 자아냈다. 멤버들은 “스타일리스트가 20년 전 우리의 의상을 그대로 만들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행복’, ‘위 아 더 퓨처(We are the future)’의 무대가 펼쳐지며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모습을 보였다.

장우혁은 “정말 실제일지 헷갈릴 정도로 너무나도 감격스럽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재원은 “개인적으로 이 무대가 H.O.T.의 새로운 페이지를 더 써가는 한 페이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강타 역시 “여기까지 오는 동안 팬분들께 굉장히 죄송한 마음도 많았다. 늦었더라도 이 자리에 함께 모일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자주 모였으면 좋겠다”고 앞으로 활동의 열린 가능성을 전했다. 이들의 말처럼 공연 말미 공개된 영상에서는 ‘Next Message 2019’라는 문구가 등장하며 내년에도 이어질 완전체 활동을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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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H.O.T. 사진 |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본 공연 이후 팬들의 성원에 앙코르 무대가 펼쳐졌다. 특히 강타가 만들고 희망적인 메시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빛’이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하며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공연을 마친 후 한 30대 팬은 “10대 소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H.O.T.는 단순한 가수를 넘어 10대의 추억이다. 함께 온 친구들과도 공연을 계기로 오랜만에 만나 의미가 특별하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으며 다른 30대 팬 역시 “멤버들을 보자마자 함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이렇게 무대를 꾸며준 것에도 고맙다. 배려해준 가족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했다.

빠른 매진으로 인해 공연을 관람하지 못했지만 무대를 조금이나마 느끼기 위해 공연장 주변에도 많은 팬들이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17년 만에 돌아온 H.O.T.지만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은 멤버들과 팬들 모두 그 시절 모습 그대로였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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