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노경은의 포효, 가을 야구 포기 없다!
롯데 선발 노경은이 11일 광주 KIA전에서 1-0으로 앞선 5회 박준태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친 뒤 포효하고있다. 2018.10.11. 광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1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5위 경쟁팀 KIA와 롯데의 온도차는 확연히 달랐다. 1승만 더하면 5위를 확정짓는 KIA에 여유가 느껴진 반면 벼랑 끝에 몰린 롯데는 엄숙했다. 그런 롯데를 노경은(34)이 끌어당기고 민병헌(31·이상 롯데)이 밀며 수렁에서 건져냈다.

KIA는 이날부터 홈에서 열리는 3연전 중 1경기만 잡으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다. 경기 전 KIA 김기태 감독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KIA 선수들의 표정도 밝았다. KIA 선발투수도 최근 4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 중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였기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롯데 조원우 감독은 “할 수 없다. 매일 마지막 경기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노경은에 대해서도 “예전에 직구 아니면 포크볼이었지만 지금은 포크볼 대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변신에 성공했다”며 호투를 기대했다.

노경은은 조 감독의 기대에 100% 화답했다. 그는 6회까지 87개의 공만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26개를 던진 직구 최고 구속은 143㎞에 불과했지만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조 감독의 말처럼 슬라이더(20개)와 체인지업(24개), 커브(14개)를 두루 섞으니 상대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았다. 4가지 구종의 투구수가 거의 비슷할 정도로 모든 구종의 제구가 잘 이뤄졌다. 2014년 7월 1일 KIA전 이후 광주에서만 4연승을 달리던 노경은에게 광주는 이날 역시 은총의 땅이었다. 경기 후 노경은은 “중요한 경기인 만큼 부담감은 없지 않았다. 잘하려고 생각한다고 잘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평상시처럼 생각하고 QS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 팀 타선이 터지면 무섭기 때문에 타자들을 믿고 던졌다. 오늘처럼 점수가 나지 않는 경기는 큰 것 한 방에 승부가 난다고 생각해 장타를 맞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토] 롯데 민병헌, 무조건...선취점이 중요해!
롯데 민병헌이 11일 광주 KIA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타석을 준비하며 몸을 풀고있다. 2018.10.11. 광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운드에서 노경은이 힘을 냈다면 타선에선 민병헌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0-0으로 맞서던 3회 1사 2루에서 적시타로 팀에 선제점을 안겼다. 7회까지 이어진 1-0의 스코어에 변화를 준 것도 민병헌이었다. 무사 1, 3루에서 중전 1타점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고 뒷심 대결에서 앞서나가는 귀중한 안타가 민병헌의 손에서 나왔다. 이후 전준우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롯데는 순식간에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KIA와의 격차를 0.5경기차로 좁혔다. 오는 12일과 13일 2경기를 모두 잡으면 멀어져가던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다시 잡을 수 있다. ‘거인군단’이 노경은과 민병헌의 활약 덕분에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