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83767
최용수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최용수 감독이 친정팀 FC서울로 복귀했다. 서울 측은 ‘삼고초려’라는 말로 그의 부임을 간절하게 원했음을 전했다.

서울은 11일 최 감독의 부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5월1일부터 황선홍 감독의 뒤를 이었던 이을용 감독대행 체제가 5개월 열흘 만에 끝나고, ‘최용수 2기’가 시작됐다. 그는 서울의 레전드 중 레전드라고 할 수 있다. 1994년 서울 전신 LG에서 프로데뷔한 그는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00년 팀이 우승할 땐 MVP에 올랐으며, 이후 일본 J리그 생활을 하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2006년 은퇴했다. 2011년부터 감독대행으로 서울 지휘봉을 잡았으며, 이듬 해 정식 감독이 되자마자 팀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서울은 2013년 준우승을 비롯 최 감독이 2016년 6월 중국 장쑤로 떠날 때까지 매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갔다.

현재 서울은 창단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지난 6월 전남 원정에서 0-1로 패해 사상 첫 스플릿시스템 그룹B(하위리그)로 떨어진 서울은 승점 35를 기록, 꼴찌 인천(승점 30)과 격차가 불과 5점에 불과하다. 2부리그 팀과 1부 티켓을 놓고 겨룰 11위가 현재 전남인데 승점 32로 한 경기 차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최 감독이 소방수로 나선 셈이다. 그래서 서울이나 최 감독 모두에게 큰 모험이다. 서울의 경기력이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황에서 남은 6경기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이달 초 부임한 강명원 서울 단장은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량을 영입하기 위해 그의 집을 3번이나 찾아갔던 ‘삼고초려’란 말로 이번 최 감독 영입을 설명했다. 강 단장은 11일 “총체적 난국을 타개할 최고의 적임자 아닌가. 6경기를 매번 단두대 매치로 해야하는데 다른 누군가가 오면 팀을 파악하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사람이 최 감독 말고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사실 서울이 다음 시즌 잔류를 확정짓지 않은 상황에서 부임하는 것은 최 감독 입장에서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고, 최 감독 말고 없다는 점을 구단이 결론내려 수 차례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강 단장은 “삼고초려라면 삼고초려로 최 감독을 데려왔다. 최 감독 본인도 심사숙고했을 것이고 쉽지 않은 결정은 맞다. 친정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보니 책임감도 느끼는 것 같다.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오는 2021년까지 계약한 최 감독은 11일부터 선수단과 훈련에 돌입했다. 20일 제주 원정부터 벤치에 앉는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