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직업 특성상 수 많은 가수를 만나지만 노라조는 보는 순간 ‘이 형들은 진짜’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사또와 포졸 복장으로 추석 특집 한복 인터뷰에 나서는 가수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 이미 방송를 통해 ‘사이다’ 무대를 봤지만 실제로 만난 노라조는 이제 자신들만의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였다.

2005년 데뷔한 노라조는 자신들만의 색을 꾸준히 지켜나가며 이제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많은 팀이 노라조와 비슷한 콘셉트로 가요계 도전했지만 살아남은 팀은 노라조 뿐이다. 지난해 원년 멤버인 이혁이 밴드활동을 통해 팀을 떠났지만 조빈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원흠을 영입해 최근 신곡 ‘사이다’로 돌아왔다. 말 그대로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무대와 퍼포먼스는 노라조만의 전매특허로 이제는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다.

조빈은 “3년 6개월만에 새로 노래를 들려드린다. 활동은 이혁을 독립시키고 2년만인데 긴장도 되고 기대도 많이 되면서 반응이 궁금했다. 혹시나 실망하실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슈퍼맨’ ‘고등어’ ‘카레’ ‘야생마’을 잇는 신곡 ‘사이다’에는 노라조만의 색이 가득 담겼다. 조빈은 “요즘 사이다썰, 사이다카톡 등이 많은데 재미나고 시원하게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들어졌다. 전반적으로 센 것을 찾았고 물론 지금도 머리스타일은 세지만 우리가 한번 무대 나오면 웃으실 수 있는게 좋다. 웃음은 마음의 빗장을 여는 느낌이 있다. 물론 외적인 것과 함께 노래와 가사도 통쾌, 유쾌, 시원한 느낌으로 가고 있다. 무대를 하면서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주변에서도 괜찮아 지고 훌륭하다고 해주고 있다”고 만족했다.

노라조 조빈은 이번에도 독보적인 헤어스타일을 선보이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이다니깐 병이나 캔을 활용하면 어떨까하는 제안이 오가다 헤어 선생님이 현실화 시켜주셨다. 평소에도 의견을 많이 내는데 노라조가 하는 것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다만 이번 작업은 일부러 말을 아꼈다. 내가 노라조를 가장 잘 알 것 같지만 반에 내성이 생기고 매너리즘에 빠져 잘 모를 수도 있어 냉정한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매번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두피에 무리는 가지 않냐는 질문에 “두피가 많이 안 좋아지기보다는 약해졌다. 머리가 빨리 안자라기 시작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현실과의 싸움이다. 이겨내겠다. 두피가 당기고 찢기더라도 막아내기보다는 몸으로 받고 있는데 헤어 선생님이 잘 케어 해주신다”고 웃었다.

최근 노라조의 음악방송 출근길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조빈은 “팬들이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하시는 니즈가 생겼다. 출근길은 물론 퇴근길도 있다. 처음에는 부담이 됐는데 이제는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고 욕심이 생겨 스태프와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준비한다. 우리가 즐겁게 해드리고자 하는 키치한 모습을 팬들이 좋아해 주시고 블로그에 오르거나 기사화가 되면 자연스럽게 중요한 홍보포인트가 된다”고 했다.

노라조는 뮤직비디오에 대해서도 강한 자심감을 내비쳤다. 조빈은 “‘니 팔자야’는 강렬했는데 이번에는 사우나에서 진행됐다. 아이들을 위해 수위 조절을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감독님의 정신적인 색을 담은 19금 버전은 아니더라도 완전판을 공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이다’로 활동 중인 노라조는 음료 CF에 대한 광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조빈은 “이젠 한달 정도 됐는데 광고주 귀에 ‘사이다’ 노래가 들리지 않을까. 하다 보면 한번은 갈 거 같은데 진득하게 기다리고 있다. 보병처럼 뛰어 들기 보다는 스나이퍼처럼 기다리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무엇보다 돌아온 노라조의 가장 큰 변화는 원흠이다. 과거 중국에서 아이돌로 활동한 이력도 가지고 있는 원흠은 아오이 소라와 함께 ‘두번째 꿈’이라는 영화를 촬영했으며 중국인 멤버와 3인조 팀을 결성해 인지도를 쌓아왔다. 조빈의 구애 끝에 노라조에 합류했다.

원흠은 “ 내가 해온 음악과는 달라서 새로운 멤버를 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지만 조빈 형을 보고 결정했다. 서로 데모 음악을 들려드리며 전화나 채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한국에 넘어와 봤을때 음악을 대하는 것이 진중하고 꼼꼼해서 이 형과 같이 무언가 하면 좋을 것 같았다. 막상 들어오고 나서는 노라조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고 알렸다.

일부에서는 원흠과 이혁이 비슷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빈은 “혁이를 독립시키고 누눈가를 뽑는데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다만 처음 한국에 얼굴을 봤는데 전보다 제보가 되고 깔끔한 낯 익은 얼굴이었다”면서 “노라조가 2기로 다시 시작하는데 보통의 경우에는 멤버 교체가 어색한데 우리는 이질감이 덜하다. 아무래도 내 복이 아닐까 싶고 하늘이 내려준 것 같다. 다들 익숙해 하시는데 목소리나 음악적으로 차별화가 된다”고 강조했다.

원흠의 합류에도 사실 스포트라이트는 조빈이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아직 원흠이 소화하기에는 내공이 부족하고 뺏기고 싶지 않다”며 미소지은 후 “내가 표현할 부분이 있고 원흠이 반대급부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2인조지만 다양한 색을 한 그룹 안에서 녹여낼 수 있다”고 밝혔다. 원흠 역시 “조빈에게 더 집중됐으면 좋겠다. 형이 노라조고 우리가 노라조다. 형이 잘 되면 노라조가 잘되는 것이고 나도 잘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형을 더 빛나게 해드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한 노라조가 꼽은 최고의 무대는 무엇일까. 조빈은 “삼각김밥도 많이 생각하시는데 진짜 공을 들인 것은 ‘야생마’다. 켄타우로스 복장도 하고 머리도 아플정도로 시간과 돈, 에너지를 많이 쏟아부었다”고 꼽았다. 원흠은 “노라조는 ‘고등어’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산시장 뮤직비디오도 그렇지만 ‘아똥~동그란 눈알’이라는 반전 있는 기발한 가사와 퍼포먼스는 대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조빈도 “그때는 머리를 밀고 채우기보다는 비우는 시기였다. 대신 가발집에 가서 수염을 만들어 붙였고 수산시장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어디가서 이야기 해도 엄지를 치켜드는 레전드급 작품”이라고 만족했다.

노라조라는 팀 이름은 ‘놀아줘’의 느낌을 주는 우리말과 ‘나팔을 불기 위해 애쓰는 새’라는 뜻의 한자어(努·힘쓸 노, 喇·나팔 라, 鳥·새 조)을 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진정한 딴따라’ ‘진짜 광대’라는 수식어도 함께 얻으며 대중들의 인정과 응원을 동시에 얻고 있다.

조빈은 “내가 종사하는 분야에 대해 비하하는 말일 수 있는데 예전에는 그 직종의 이름이다. 단어 자체보다 ‘진정한’ 같은 미사여구를 붙여 주시는데 노라조 조빈이 멋있다. 잘 생겼다라는 이야기보다 이런 말이 좋고 여러분을 웃게 해드리고 싶다”면서 “악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노라조에게 큰 기대를 안 하시기에 실망도 없는 것 같다. 마치 아이를 보면 처음 몸을 뒤집고, 걷고, 조금씩 말을 하는 것에 기뻐하는 것처럼 우리의 행보를 하나씩 편안하고 즐겁게 받아주시는 것 같다. ‘나쁘다’ ‘싫다’ 보다는 ‘재밌어’ ‘독보적이군’ ‘대단해’라는 말을 듣고 다음 출근길과 무대를 즐겁게 준비한다”고 기뻐했다.

노라조는 올 추석 보름달을 보며 어떤 소원을 빌까. 조빈은 “원흠이 중국에서 활동하다 오기도 했고 과거부터 주변에서 ‘노라조는 중국스타일이 아니냐’ ‘중국에서 잘 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일본, 미국, 영국도 갔는데 중국은 간 적이 없다. 기회와 시기가 된다면 꿈을 펼치고 싶다”고 기대했다. 원흠은 “중국에서 10년간 활동하면서 한국에서 언젠가는 해야되지 않을까 했는데 개인적으로 하루하루,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지금에 충실하다보면 좋은 미래가 올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노라조는 팬들을 향한 추석 인사를 잊지 않았다. “굉장히 더운 여름이었는데 선선한 가을이 왔다. 멀다고 안부전화만 하지 마시고 힘들어도 부모님을 찾아 뵙고 에너지를 채워서 각자의 생활로 돌아오시길 바란다. 건강하시고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계시면 우리가 즐거운 음악과 놀랄만한 퍼포먼스로 웃음을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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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