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충식 단장-구대성 감독-김동주 코치, 질롱 코리아 이끌어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 참가할 질롱 코리아팀 트라이아웃이 17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열렸다. 박충식 단장, 구대성 감독, 김동주 코치(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 9. 17. 곤지암 | 최승섭기자 thunder@aportsseoul.com

[곤지암=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야구가 아니면 안된다는 간절함을 보여주길 바란다.”

1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팀업 캠퍼스 야구장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 참가할 질롱 코리아의 트라이아웃이 개최된 날이다. 질롱 코리아는 프로에서 방출됐거나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주축이 돼 호주 빅토리아주에 위치한 인구 23만명의 질롱(Geelong)을 연고지로 두고 ABL에 참가한다. ABL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리그가 진행되며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캔버라, 멜버른, 퍼스, 시드니 등 호주 대도시 연고팀들이 소속돼 있다. 올시즌엔 코리아팀에 뉴질랜드를 연고지로 둔 팀까지 합류해 총 8개팀이 리그를 소화한다.

타국이지만 제2의 야구인생을 꿈꿀 수 있는 기회이기에 많은 선수들이 참가 신청을 했다. 총 신청자가 230명에 달했고 이 중 170명이 현장을 찾았다. LG에서 뛰면서 ‘2군 매덕스’라고 불린 장진용, 두산 1차지명 출신 최현진, 일본 국적을 가진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를 둔 시히로 등 사연있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당초 트라이아웃은 17일 하루동안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가 지원하면서 장소와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고 결국 3면의 야구장을 사용할 수 있는 팀업 캠퍼스 야구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일정도 늘려 19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포토] 질롱코리아 트라이아웃 \'야구인생을 위하여\'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 참가할 질롱 코리아팀 트라이아웃이 17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열렸다.곤지암 | 최승섭기자 thunder@aportsseoul.com

옥석을 가리기 위해 선수들의 평가를 진행한 질롱 코리아 코칭스태프의 면면은 화려하다. 박충식 단장과 구대성 감독 외에 두산의 레전드 김동주가 객원 코치로 참석했다. 재기를 위한 무대에서 뛸 기회를 얻는만큼 허투루 선수를 선발할 수 없다. 세 사람이 트라이아웃 참가자에게 공통적으로 요구한 것은 ‘간절함’이다. 박 단장은 “생소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외로움을 많이 탈 거라 본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절실하고 야구 외적으로는 신경쓰지 않는 선수들을 선발하려고 한다. 야구밖에 모르는 선수들로 생각하고 있다”고 선발 기준을 밝혔다. 김 코치도 “선수는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야구에서 만족이란건 절대 없다.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미련이 남지 않게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 감독은 “절실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호주에 가서도 아닌 것 같으면 바꿀 생각이다”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박 단장은 “좋은 선수가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호주 리그에서 이 선수들로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까 걱정도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걱정”라며 웃었다. 이어 “몸도 만들지 않은 선수가 있지만 생각보다 실력 있는 선수들도 보인다. 그래도 걱정에서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팀을 이끄는 구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구 감독은 “생각 외로 좋은 선수들이 보이지 않았다. 2군 선수들 중에서도 수준있는 선수들이 몇 명 없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포토] 질롱 코리아 트라이아웃, 선수들 살펴보는 구대성 감독-박충식 단장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 참가할 질롱 코리아팀 트라이아웃이 17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열렸다.구대성 감독(왼쪽)과 박충식 단장이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다. 곤지암 | 최승섭기자 thunder@aportsseoul.com

박 단장과 구 감독은 호주리그의 실력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땐 호주리그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선수수급이 잘 되고 있다. 일본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비활동 기간에 호주리그에서 뛰기도 한다. 올해에도 요코하마에서 5명, 세이부에서도 몇 명이 호주리그에서 뛰었다. 실력이 많이 향상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구 감독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수준은 굉장히 낮지만 프로는 다르다. 한국의 2군보다 실력이 높다고 본다. 내가 처음에 갔을 땐 변화구를 전혀 못쳤는데 지금은 받쳐놓고 칠 정도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좋은 선수들이 유입되면서 수준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질롱 코리아의 현실적 목표는 승률 5할을 달성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트라이아웃은 매일 조건부로 합격자를 뽑아 3일간 평가를 계속해 마지막 날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합격한 25명의 선수들은 10월 15일에 모여 보름간 합숙 훈련을 진행하고 10월 말 호주로 출국해 11월 15일 시작되는 호주 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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