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석혜란기자] "스무살이 되면 하고 싶은 게 많죠. 최종 목표는 교수에요."


모델 엄예진(19·Yg케이플러스)이 꿈꾸는 20대는 어떤 모습일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178cm의 큰 키가 콤플렉스였던 그는 우연히 부모님을 따라가 패션쇼를 본 뒤 모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본의 아니게 어린 나이에 인생 2막을 시작한 엄예진. 자신이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키는 패션계에선 장점이 됐고 15세 나이로 데뷔하자마자 강기옥, 곽현주, 송지오 등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의 무대에 서며 단숨에 패션계에서 주목 받는 핫모델로 떠올랐다. 


햇수로 5년차 베테랑 모델인 엄예진은 여고생의 풋풋한 모습과 달리 속도 꽉 차 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이 많아서 아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실패도 해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또래보다 더 많아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엄예진. 동화 속 공주님을 연상케 하는 외모와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진 그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연소 나이로 데뷔했더라. 주변 반응은 어땠나.


중학교 2학년 때 데뷔할 당시 이 정도로 어린 모델이 없었기에 선배들이 정말 놀라워 했다. 데뷔 쇼 에도 많이 보러 오셨다. 원래 모델계가 텃새가 심하다고 들어서 잔뜩 긴장했는데 돌봐주시는 느낌이 컸다. 특히 강승현, 강소영 선배님이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챙겨주셨다.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을 따라 패션쇼를 보러 갔다. 거기서 한 눈에 반해 "나도 모델에 한번 도전해볼까?"하는 마음에 모델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다 스마트 교복 모델 콘테스트에 지원했고, 1위에 뽑혔다. 이 일을 계기로 지금의 Yg케이플러스와 일을 하게 됐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가 있을까.


지난해에 섰던 '크리스찬 디오르' 트렁크쇼가 인상에 남는다. 쟁쟁한 모델들도 많았는데 오프닝과 피날레 무대에 서라는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다. 디오르 관계자분들께 감사했다. 이 일을 계기로 영어공부도 시작했다. 좋은 무대에 세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서 요즘 어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영어 실력은 많이 향상됐는지.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학원과 전화 영어를 병행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말문이) 트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영어 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배우려 한다. 학교 친구들이 입시 공부를 열심히 할 때 나는 어학이라도 열심히 해야 하지 않나 싶기 때문이다.


-고3인데 입시 준비는 잘 하고 있는가.


얼마 전에 수능 원서도 접수했다. 모델과에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등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공부는 다른 친구들 만큼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암기과목 정도는 좀 하는데 수학이나 과학은 너무 어렵더라. 대신 다른 걸로 채우려고 영어나 중국어 등 어학공부를 하며 나름 유용하게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쉬는 날엔 주로 뭘 하는가.


확실히 쉬어주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자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되면 어머니와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들이랑 놀러 간다. 하지만 지금은 고3이다보니 친구들이 나보다 더 바빠서 놀 시간이 없다.


-이제 곧 스무 살이 된다. 뭘 해보고 싶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우선 운전면허를 꼭 따고 싶다. 집이 목동이라 일터인 강남까지 이동 거리가 너무 멀더라. 그래서 꼭 직접 운전하면서 출퇴근하고 싶다. 그리고 친구들과 가까운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채식 베이커리를 차리고 싶다. 내가 밀가루와 설탕을 잘 못 먹는다. 아토피가 있어서 먹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에 관심이 많이 간다.


-보통 그 나이면 클럽에 관심이 많을 법도 한데.


파티에 참석하거나 클럽 같은 분위기에서 촬영을 한 적이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기가 빨리는 느낌이라 클럽은 가고 싶지 않다. 너무 빨리 접해도 문제더라.(웃음)


- 모델에게 몸매관리는 필수 아닌가. 자신만의 루틴이 있을까.


요즘 요가에 푹 빠져있다. 요가로 라인을 정리해주는 스트레칭과 함께 근력운동을 병행하면서 관리해주고 있다.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신다. 하루에 500ml짜리 생수를 평균 4~5병 마신다. 확실히 물을 많이 마시면 잡생각도 안 들고 피부도 좋아진다.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사실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전날 덜 먹거나 덜 짜게 먹으면서 관리하고 스쿼트 등 근력운동 위주로 관리한다.


-이상형이 궁금하다.


우선 핸드폰을 보여주겠다. 하하하. 강동원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초등학생 때 영화 ‘전우치’를 보고 너무 멋있어서 반했다. 그날 이후로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하고 팬 계정도 찾아보며 덕질 중이다.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교수가 꿈이다. 얼마 전 멘토링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재밌더라. 내가 가르쳐주면서 뿌듯함도 느끼고,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흥미도 생겼다. 또 교수나 방송 MC로 출연해 뷰티나 모델 일과 관련된 지식도 알려주고싶다.


글·사진 석혜란기자 shr198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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