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희의 야담농담] 허재 감독 이후, 한국 농구 어디로 갈까?
    • 입력2018-09-12 05:38
    • 수정2018-09-12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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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허재 감독 \'레이저 눈빛\'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농구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가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렸다. 허재 감독이 최준용을 쳐다보고 있다. 2018. 8. 14. 자카르타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끌던 허재(53) 감독이 쏟아지는 비난 속에 자진사퇴했다. 그토록 고대하던 전임감독제 시행으로 첫 지휘봉을 잡았던 허 감독이 불명예 퇴진함에 따라 차기 감독의 부담도 더 커졌다. 게다가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는 길도 가시밭길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016년 6월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끌 전임 감독으로 허 감독을 선임했다. 농구월드컵 예선이 국가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바뀌면서 연속성을 갖고 대표팀을 관리 감독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허 감독 이전까진 리그 우승팀 감독이 주로 맡아 연속성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2013년과 2014년 유재학(55·현대모비스) 감독을 제외하면 한시적으로 대표팀 감독 자리를 채우기 급급했다.

허 감독은 부임 후 전임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대표팀을 끌고 갔다. 지난해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아컵에서 3위를 기록했고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 1차 예선도 통과했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에 그쳤지만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이종현(현대모비스) 등 대표팀 붙박이 빅맨 3명 없이 나름 선전한 결과다. 그러나 ‘혈연농구’를 고집했다는 오명 속에 내년 2월까지인 임기를 못채우고 물러났다. 2016년 중반부터 자신의 두 아들 허웅(상무)과 허훈(케이티)을 대표팀에 승선시켰고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줄곧 대표팀에 동승했다. 기대한 성적을 냈다면 비난을 잠재울 수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마치 감독이 부정(父情)을 앞세워 아들을 대표팀에 선발한 것처럼 비쳐졌고 이는 강력한 반발과 저항으로 이어져 숱한 상처만 남기고 껄끄럽게 봉합된 느낌을 주고 있다.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도 대표팀을 지탱하는 큰 축 사이의 불통(不通)이 그대로 드러났다. 경기력향상위원회는 허 감독과 의견을 나누지도 않고 먼저 전원 사퇴를 발표했고 허 감독 역시 뒤늦게 이를 알고 자진사퇴 절차를 밟았다. 대표팀의 경기력을 향상시켜야할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대표팀 전임 감독 사이의 이상기류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반목과 고립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전임 감독제를 시행하며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허 감독은 2년 여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제 김상식 감독대행이 선수단을 이끌고 오는 13일 원정에서 요르단과 17일 홈에서 시리아와 2019년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을 치르게 된다. 시리아전 이후 새 전임 감독을 찾는 방안과 김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임명하는 방안 등 여러 갈래의 길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전임 감독제가 왜 이렇게 됐는지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하고 현장을 반영하는 처방을 내놓지 못하면 또 다른 이별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

한국 남자농구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바라보고 있다. 월드컵에서 아시아지역 1위를 하거나 아시아지역 2, 3위로라도 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러야 하는데 6팀씩 대륙 혼합된 그룹에서 1위를 해야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거친 풍파를 헤쳐나가려면 믿음직한 선장과 든든한 후방지원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기적을 바라기보다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청사진을 지금이라도 꼼꼼하게 그릴 필요가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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