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압박에 허둥지둥…벤투 축구, 결국 '점유율 딜레마'에 빠지나
    • 입력2018-09-12 06:00
    • 수정2018-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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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벤투 감독, 격정의 몸짓~!
축구대표팀의 벤투 감독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파울에 어필하고있다. 2018.09.11.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칠레는 코스타리카가 아니었다.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홈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칠레와 0-0으로 비겼다. 결과만 놓고 보면 소득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이 천명했던 점유율 기반의 공격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4년을 바라보고 준비한다는 새 대표팀의 갈 길이 만만치 않다.

벤투호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A매치에서 투지있게 싸웠음에도 득점 없이 무승부로 전·후반 90분을 마쳤다. 지난 7일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를 2-0으로 이겼던 한국은 벤투 감독 취임 2연전을 1승1무로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결과도 괜찮았지만 흥행은 더 고무적이었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2-0 승리와 최근 끝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여세를 몰아 두 경기에서 7만6254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승우라는 아이돌급 스타가 떠오르면서 A매치 경기장이 여학생들의 함성에 휩싸인 것도 고무적이었다. 태극전사들은 타이틀이 없는 평가전임에도 만원 관중에 화답하듯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칠레전은 스코어를 떠나 가깝게는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우승, 멀게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이 지휘한 칠레는 전방 압박과 1대1 개인기, 3~4명이 풀어나가는 부분 전술이 탁월했다. 황금세대 멤버들이 30살 안팎에 접어든 팀답게 조직력도 훌륭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나흘 전 붙은 코스타리카와는 압박의 수준부터 다르다. 이런 평가전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아주 큰 소득”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벤투 감독은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다쳐서 낙마하고 김승규가 코스타리카전을 소화함에 따라 3번째 수문장 김진현을 골문에 세웠다. 칠레 선수들은 전반 김진현이 볼을 잡았을 때부터 강하게 밀고 들어가는 플레이로 태극전사들을 당황하게 했다. 한국은 코스타리카전에서 펼쳐보였던 빠른 공격과 높은 볼점유율을 통한 찬스 만들기에 실패했다. 벤투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보다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처럼 상대의 공세에 최대한 저항하며 버틴 다음 역습을 노리는 형태로 팀 플레이를 바꿔 대응했다. 칠레에 부족한 것은 골결정력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 수비수 장현수의 치명적인 실수로 노마크 찬스를 맞았을 때도 디에고 발데스의 슛이 허공을 갈랐다. 3~4번의 결정적인 찬스마다 헛발질 했다. 한국전에 불참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의 부재가 칠레엔 안타까웠고 한국엔 다행이었다.

칠레전은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점유율+스피드’ 축구를 추구하는 벤투 감독에게 새로운 딜레마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2군 위주의 코스타리카전은 벤투호의 실체가 아니었다. 코스타리카는 11일 러시아 월드컵 16강 멤버들이 대거 빠진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벤투 감독이 우루과이~파나마~호주~우즈베키스탄으로 이어지는 올 가을 A매치 4경기에서 강팀도 아니고 약팀도 아닌 한국 축구의 애매한 위치를 어떻게 바로잡을지 궁금하게 됐다. 아시안게임 스타들의 A매치 연착륙도 과제다. 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를 비롯해 황인범, 황희찬 등이 2연전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A매치 경쟁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수준급 팀과의 경기에서 대량실점하는 치명적인 핸디캡이 점점 걷히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전까지 합치면 한국은 최근 A매치 3경기에서 FIFA랭킹이 최소 20계단 높은 팀을 상대로 전부 무실점했다. 최근 A매치 7경기 5실점으로 실점율이 0점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티고 또 버티는 힘이 생긴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대표팀 주장이 손흥민으로 바뀌면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는 점도 의미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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