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발적인 피켓을 들고 온 베트남 팬들보고르 | 정다워기자

1
베트남의 2-1 승리를 예상한 팬들.보고르 | 정다워기자

1
박항서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베트남 팬보고르 | 정다워기자

[보고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현장을 찾은 베트남 팬들이 경기를 앞두고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을 치른다.

경기 두 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많은 베트남 팬들로 북적였다. 현장에서 직접 본 베트남 팬들은 축제 분위기를 즐기면서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간절하고 강력하게 드러냈다. 한 남성팬은 손흥민이 군복을 입고 있는 합성사진과 함께 ‘손흥민은 한국 군대에 간다’는 도발적인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이 남성은 “베트남이 한국을 이기고 결승에 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손흥민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손흥민의 군대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구체적으로 보도하는 ‘핫이슈’다. 베트남 팬도 이 사실을 알고 이 피켓을 준비한 것이다.

또 다른 중년의 남성팬은 박항서 감독이 오른손을 흔드는 사진에 ‘잘가 한국’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피켓으로 한국을 도발했다. 일부 팬들은 베트남이 2-1로 한국을 이긴다는 현수막을 들고 나타나 단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 팬은 “한국도 강하지만 지금의 베트남을 이길 팀은 없다. 오늘 베트남이 지난 챔피언십에 이어 다시 한 번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베트남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 팬은 도발보다는 박항서 감독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는 조형물을 갖고 왔다. 이 남성은 “박항서 감독을 사랑한다. 정말 고맙다. 그는 베트남의 영웅”이라며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여기까지 온 것도 박항서 감독 덕분이다. 오늘 져도 후회가 없다. 오늘 진다 해도 박항서 감독에게 뭐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도 기적이다”이라고 말했다. 승패를 떠나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오른 것 자체로 박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현장에는 베트남뿐 아니라 한국 교민들도 많이 찾아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결승으로 가는 만큼 교민들의 큰 응원과 격려 속에 베트남전을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