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러프, 1타점 3루타!
삼성 러프가 9일 잠실 LG전 1회 1타점 3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2018. 8. 9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LG가 마침내 5위로 추락했다. 전반기 내내 SK 한화와 함께 2위권 각축을 벌였지만 최근 연패의 여파로 순식간에 5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팀 상태와 분위기로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도 불안하다는게 더 큰 문제다. 투타 컨디션이 모두 좋지 않은데다 부상병까지 속출해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9일 6위 삼성과의 맞대결에서도 수비실책이 속출하는 가운데 9-6으로 패하고 말았다. 패하고도 승률 0.4862(53승56패1무)로 승률 0.4860(52승55패3무)을 기록한 삼성에 2모가 앞서 간신히 5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워낙 상황이 좋지 않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7연패를 하는 동안 LG는 팀방어율 7.45를 기록했다. 특히 선발 방어율이 8.74로 무너졌는데 믿었던 에이스 헨리 소사가 2경기에서 11이닝 11실점(10자책)이나 했고, 임찬규도 2경기에서 8점대 방어율에 머물렀다. 고관절 통증에서 회복됐다는 차우찬은 4이닝 8실점으로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활화산 타격도 살인적인 무더위에 지쳤는지 납작 숨을 죽였다. 팀타율 0.270으로 시즌 타율 0.298보다 훨씬 낫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득점권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7경기에서 고작 24득점에 머물러 10개 구단 평균 40득점에 한참 모자랐다. 똑같이 0.270의 타율을 기록한 삼성이 34점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찬스에서 무기력했는지 알 수 있다.

[포토]김성훈, 역전이다!
삼성 김성훈이 9일 잠실 삼성전 4-4로 맞선 8회 타석에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2018. 8. 9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문제는 투타 전력이 좋아질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선발 투톱의 하나인 타일러 윌슨은 오른쪽 팔꿈치 회내근 미세손상 판정을 받아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전까지 남은 기간에 나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주사치료를 받고 있는데 치료에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올시즌 히트상품이라 할 수 있는 2루수 정주현도 9일 1군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허벅지가 안 좋아 치료 겸 휴식을 주기 위해 뺐다. 대신 우투좌타 양원혁을 올렸는데 2군에서 컨디션은 좋았다고 하지만 1군 첫 선발 출장인 선수라 큰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2군을 둘러봐도 전력에 도움이 될 투타 예비자원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후반기에 힘이 될 줄 알았던 베테랑 우완투수 류제국은 지난 6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일정도 험난하다. LG는 10일까지 잠실구장에서 6위 삼성과 2연전을 펼친 뒤 11~12일엔 고척 스카이돔에서 넥센과 2연전을 펼친다. 넥센은 9일까지 6연승의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당장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경쟁하는 상대들이라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게 뻔하다.

LG는 9일 삼성전부터 톱타자에 박용택을 기용하는 등 대폭 수정된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김현수가 3번타자로 나섰고 4번타순엔 채은성이 배치됐다. 박용택~이형종(좌익수) 테이블세터에 김현수(1루수)~이천웅(중견수)~양석환(3루수)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했는데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전까지 웬만하면 바꾸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타순변경이 효과가 있었는지 박용택이 2회 3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4-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호투하던 선발 배재준이 5회 들어 힘이 빠진듯 볼넷에 중전안타, 그리고 자신의 2루 송구실책 등으로 2점을 헌납하며 3-4로 쫓겼다. 6회초에는 구원투수 고우석이 이천웅의 아쉬운 수비 속에 다린 러프에게 3루타를 허용한 뒤 김헌곤의 뜬공으로 4-4 동점을 만들어주고 말았다. 8회엔 불펜 신정락과 정찬헌이 무너지며 번트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2점을 헌납해 4-6으로 역전을 당했다.

LG가 5위에 바닥을 찍고 다시 솟아오를지 더 밑으로 추락할지 지켜볼 일이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전까지 6경기, 시즌 잔여경기는 34경기가 남아 있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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