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한화 정근우, 2타점 적시타!
한화 정근우가 24일 대전 KIA전 1-0으로 앞선 2회 타석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2018. 7. 24. 대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리빌딩 열풍 속에서 베테랑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올시즌을 앞두고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베테랑들이 유독 차디 찬 겨울을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대 교체 과정에서도 베테랑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고 포지션 경쟁에서 밀리기도 하지만 팀이 필요로하는 곳에서 묵묵히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이게 바로 리빌딩 과정 속에서 더욱 빛나는 베테랑들의 가치다.

올시즌 그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이는 한화 정근우다. 정근우는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세 차례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리그 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2루를 책임지며 명실상부 ‘국가대표 2루수’로 빛났다. 그러나 올시즌 정근우의 입지는 많이 달라졌다. 예전만큼 넓은 수비범위를 커버하지 못했고 시즌 초반 실책을 거듭하며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사이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는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강경학, 정은원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며 세대교체는 순조롭게 이뤄졌고 정근우는 자연스럽게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났다. 부상으로 한 차례 더 전열에서 이탈했다 돌아온 후 정근우는 최근 주로 지명타자나 1루수로 나서고 있다.

정근우에게 이런 변화는 당혹스럽거나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에 나서는 정근우의 표정은 늘 밝았고 어느 포지션에서든 제 몫을 다하며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6월 5경기에서 타율 0.421로 맹타를 휘둘렀고 7월과 8월에도 3할대 중반 타율로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한화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엔 팀을 연패의 늪에서 구해내는 끝내기 홈런, 쐐기 적시타 등 임팩트 있는 결정력으로 베테랑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한용덕 감독도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정근우 같은 선수가 있다는 게 너무 고맙다. 2루 자리를 후배에게 내주고 확실한 포지션 없이 여기저기 떠돌면서도 전혀 싫은 내색 없이 후배들을 챙겨주고 있다. 인성도 그렇고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부분이 많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포토] 윤희상 \'빨리 끝내자\'
2018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SK 투수 윤희상이 9회 역투하고 있다. 2018. 7. 10.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화는 정근우 뿐만 아니라 이성열, 송은범, 정우람 등이 베테랑으로서 어린선수들을 이끌며 팀 암흑기 탈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시즌부터 정진기, 최항 등 젊은 선수들이 탄력을 받으며 리빌딩 골격을 세운 SK도 올시즌 베테랑의 힘이 더해지며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불펜진의 윤희상과 박희수, 외야의 김강민 등이 대표적이다. 올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던 넥센도 그 빈 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메워가는 과정에서 베테랑 이택근이 든든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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