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배우 이정현이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연기력으로 일본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이정현은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일본군 간부 츠다 역을 200% 소화하며 일본인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연기력과 유창한 일본어 실력은 많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동료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기는커녕 시체를 뒤져 돈을 챙기고 게이샤로 신분을 속이고 의병 활동을 하고 있는 소아(오아연 분)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등 시청자의 분노 유발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유진(이병헌 분), 고애신(김태리 분)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모습과 광기에 휩쓸린 눈빛은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정현은 생각지 못한 기회로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큰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다며 “캐스팅 제안이 오고 미팅을 잘 준비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시간 뒤에 캐스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은숙 작가님과 이응복 PD님이 영화 ‘박열’ 속 내 모습을 인상깊게 봤다며 미팅 과정 없이 캐스팅해주셨다. 덕분에 더 편하게, 긴 준비 과정을 거치고 드라마에 접근할 수 있었다. 제작진의 믿음에 대해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감사해했다.

믿고 보는 제작진, 배우들과 400억 대작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는 이정현은 “정말 소중한 기회였다. 기대작으로 꼽히는 드라마에 출연해 모든 순간 행복했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수많은 조연 배우들 사이에서도 유독 캐릭터가 강하고 분량이 많았다. 이정현은 “츠다 역을 두고 너무 과하지 않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가장 악랄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잔인하게 보일까. 기괴해 보일까 신경을 썼다. 캐릭터상 광기에 어린 기괴한 표정이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며 고민한 흔적을 털어놨다.

이정현

사전제작드라마인 만큼 긴 시간을 촬영하는데 할애했다. 이정현은 “올해 상반기를 드라마 촬영으로 꽉 채웠는데 알찬 경험이었고 너무나 행복했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안면 있는 배우들도 많아서 촬영하다 만나면 반갑고 좋았고 배울 수 있는 선배님들이 많아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병헌, 김태리와 부딪히는 신이 많아 좋았다는 이정현은 “드라마 초반부만 등장하지만 운이 좋게 주연 배우분들과 엮이는 캐릭터였다. 이병헌 선배님은 같이 호흡하는 신이 있을 때마다 앞에 서서 대사를 맞춰주셨다. 섬세하게 잘 리드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감사했다. 김태리 선배님은 항상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셨다. 스태프와 잘 어울리는 모습 보면서 많이 배웠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유연석 선배님은 캐릭터처럼 나이스한 분이더라. 동매를 잘 표현하고 실제 동매 느낌이 묻어났다. ‘함안댁’ 이정은 선배님은 현장에서 마주치면 ‘여러분 츠다 왔어요’ 하면서 관심을 끌어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을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얼떨떨하다는 이정현은 “촬영은 7월 초에 끝났지만 아직까지도 주위 사람들한테 계속 연락이 온다. 초등학교 동창들까지 연락이 와서 ‘드라마 너무 잘 봤다’고 격려해줬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얼떨떨하고 주위의 그런 반응들이 쑥스러울 뿐이다. 큰 반응이 있을 줄은 전혀 기대 안했다. 주연이 아니다 보니 잘 녹아들게만 연기하자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본인이라는 의혹도 받았지만 실제로 고향은 전라북도 김제시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도 티를 많이 내진 않지만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이정현은 “가족들이 원래 잘 표현을 안 하는데 드라마 봤냐고 물어보면 매번 잘 보고 있다고 무심한 듯 따뜻하게 격려해줬다. 부모님이 친척분들한테 은근히 자랑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얼마 전에 운동하시라고 사이클을 사드렸더니 좋아하셨다”며 드라마 출연 이후 주위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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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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