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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내 가족이 내가 운전하는 차 때문에 죽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눈이 돌아갔다. 내가 잘못한 건 맞지만 해당 수입차 딜러업체의 문제는 밝히고 싶다.”

수입차 딜러사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90년대 인기 가수인 잼 황현민(45)이 스포츠서울을 통해 스스로 실명과 이름을 공개했다. 자신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폭언과 거친 행동을 한 건 맞지만 그래야 했던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상대인 수입차 업체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93년 그룹 잼 멤버로 활동했던 황현민은 3일 스포츠서울을 만나 “난 25년전 8개월간 연예인 활동을 했다. 지금 사실상 공개적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릴 이유가 없는 일반인이다. 하지만 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내가 큰 잘못을 하고 도망다니는 사람처럼 보이길 원치 않는다. R.E.F 이성욱 처럼 나인줄 오해를 사는 선의의 피해자가 더 나오는 것도 원치 않는다. 무엇보다 나 같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소비자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당당하게 밝히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MBN ‘뉴스8’에서는 1990년대 인기가수 A씨의 행동을 보도했다. ‘뉴스8’에 따르면 90년대 인기가수로 활동한 A 씨는 한 수입차 매장을 찾아 태블릿 PC를 던지고 욕설을 했다. 또 보도에서 공개된 녹취에서 A씨는 “너희들 때문에 고기도 못 사고 욕 X나게 먹었으니까 서울에서 제일 좋은 고깃집에서 1.5㎝ 두께 고기를 사서 보내” 등 폭언을 했다.

자신이 A씨임을 밝힌 황현민은 “해당 딜러사 대표 B, 수원 지점장 C에게 욕설을 퍼부은 건 맞다. 그게 방송을 통해 알려져 부끄럽다. 잠도 못자고, 우울증이 올 정도로 괴롭다. 분명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그런 내 행동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한다. 이 일과 얽히지만 않는다면 C 지점장에게는 나중에라도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할 용의도 있다. 분명 내가 잘못한 걸 덮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런데 내가 왜 그랬는지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황현민은 “차가 6개월 사이 3번 멈춰섰지만 업체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차량의 중대한 결함 때문에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내 가족이 죽었을지 몰라서 눈이 돌아갔다. 그리고 내가 해당 매당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게 잘못된 행동인 줄 알지만 그렇게 해야 상대가 반응을 할 거 같았다. 6개월간 사람을 약올리고, 자꾸 말을 바꾸는 업체라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현민의 주장에 따르면 영상 속 수입차 매장에서 욕설을 퍼부은 건 지난 5월 차가 부산의 도로에서 멈춘 다음날이었고, 녹취 속 ‘고기를 사오라’는 ‘갑질’ 발언은 지난 7월에 있었다.

수입차 매장에서 욕설을 한 데 대해 황현민은 “지난해 12월 차가 처음 길거리에서 멈췄고, 지난 3월 두번째로 멈췄고, 5월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도로에서 세번째로 멈췄다. 황급히 핸들을 돌려 갓길에 세워 큰 화는 모면했다. 장모님을 모시고 떠난 첫 여행이었는데 온 가족이 죽을 뻔했다. 다음날 원래 알고 있던 딜러사 대표 B를 만나러 갔다. 그날 딜러사 B대표가 내게 ‘우리 차를 한대 팔면 본사에서 10%, 딜러사에서 10% 마진이 생긴다. 본사에 A씨의 항의가 너무 심해 어쩔 수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20%를 할인해 줄테니 새 차를 사고, 원래 타던 차를 중고차로 팔겠다’고 제안했다. 나는 뭔가 이상한 제안이라 느꼈고,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황현민은 또한 “B대표와 그런 얘기를 하다 보니 ‘내가 사고를 당했는데 왜 지금 B대표와 뒤에서 정당하지 못한 모의를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대표에게 항의를 하다가 1층 매장에 내려가 난동을 부렸다. 사실 직원들이 아니라 B대표에게 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2차 고기 발언에 대해서 황현민은 “지난달 다시 장모님을 모시고 홍천을 갔다. 장모님이 TV에서 봤다며 ‘소고기는 1.5㎝ 두께가 맛있다’고 하시길래 정육점에 고기를 사러 가는 길에 딜러사에서 전화를 받았다. 원래 차량 가격을 100% 환불을 받기로 약속 받았지만 해당 딜러사는 다시 말을 바꿔 리스 위약금 2500만원을 지불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 순간 화가 났다. 내가 해당 수입차 업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데 더 손해를 보게 돼 화가 났다. 그래서 소고기를 사오라는 발언을 했다. 분명 내 ‘갑질’은 맞다”고 말했다.

황현민은 “이후 딜러사 직원들이 고장난 차의 대차를 위해 나를 방문했을 때 고기와 와인을 사왔더라. 받으면 안될 것 같아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 그랬는데 그냥 선물이라고 두고 갔다”고 설명했다.

황현민이 직접 밝힌 사건의 배경은 이렇다. 지난 2016년 황현민은 8000만원 대의 SUV 차량을 구입했다. 지난해 12월 한남동의 언덕에서 해당 차량이 처음 멈춰섰다. 황현민은 원래 알던 수입차 딜러업체 대표 B에게 문자를 보내 ‘차가 멈춰섰다’고 항의했는데 “내가 차 만든 거 아님”이라는 농담 섞인 해명을 들었다. 이후 서비스센터에 보내 엔진을 통째로 갈아야 했지만 서비스 센터의 안일한 대처에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지난 3월 경기도 국도 위에서 다시 차가 멈춰섰다. 황현민은 자신이 차를 샀던 C지점장에게 전화를 했고, 대차 서비스를 잘 받아 그냥 넘어가려 했다. 차량 수리가 완료된 뒤엔 서비스 센터 직원들에게 “이제 믿고 타도 된다”는 확답도 받았다.

이 차는 지난 5월 고속도로 위에서 다시 한번 멈춰섰다. 황현민은 장모님, 아내, 아이들과 함께 타고 있는 상태였다. 황현민은 수입차 본사와 자신에게 차를 판매했던 딜러사 C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황현민이 항의하자 자신들이 렉카를 부를 테니 그걸 타고 휴게소까지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해당 차량 딜러사가 보낸 렉카는 황현민의 동의도 받지 않고 황현민의 차량을 공중에 띄워 휴게소까지 강제로 이동시켰다.

황현민은 “내 차가 렉카에 매달려 이동할 때 해당 딜러사 C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차를 내려달라고 했다. 난 동의 한 적이 없다. 차 안에서 온가족이 공포를 느끼던 장면을 동영상으로 갖고 있다. 렉카에서 내려달라고 C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내 말을 무시하고 휴게소를 3군데나 더 지나갔다. 아이는 차에서 울고 장모님은 차 안에서 공포에 질려 쓰러지셨다”고 말했다.

이 사고 이후 황현민이 항의하자 딜러사 B대표는 “나에게 그러지 말고 렉카에 직접 항의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황현민은 원래 차량 가격을 100% 환불을 받기로 약속 받았지만 해당 딜러사는 다시 말을 바꿔 리스 위약금 2500만원을 지불하라고 통보했다. 그리고 황현민은 해당 딜러사가 세번이나 멈춰섰던 자신의 차량을 중고차로 팔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황현민은 “나는 해당 차량 브랜드를 좋아해 10년 동안 3대나 샀던 사람이다. 환불 받을 목적으로 이렇게 하는 건 아니다. 나중에 돈을 만약 받더라도 차라리 기부를 하겠다. 중대 결함이 3차례나 발생했는데 그걸 중고차로 판매하려는 해당 브랜드의 태도를 소비자들에게 우선 알리고 싶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하지만 소비자들은 알아야 하는 정보다. 딜러사 B대표, C지점장은 계속 말이 바뀌었다. 혹자는 내가 연예인 출신이라 그래도 서비스를 받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사실이 아니다. 매장에 가서 난동을 부리고, 욕설을 하니 달라졌다. 그렇게 하니 최근에는 합의를 해달라고 합의서를 보내왔더라. 내가 화를 내지 않았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황현민은 “내게 보낸 고기와 와인값을 되돌려 주기 위해 영수증을 달라고 요청하자 해당 업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곧 내가 ‘갑질’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현민은 3일 오전 변호사를 선임했다. 해당 수입차 업체와 딜러사 대표 B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황현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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