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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KIA 팻 딘이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에서 2-3으로 뒤진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임창용이 선발등판한 날 외국인 투수 팻 딘이 89일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따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돌아온 마무리 윤석민이 시즌 5번째 세이브를 따내며 팀 2연패 사슬을 끊었다.

KIA는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에서 7회말 타전 김주찬의 우전 적시타와 이종혁의 폭투 등으로 3점을 뽑아내 6-4로 역전승했다. 2-3으로 뒤진 7회말 2사 후 안치홍과 로저 버나디나의 연속안타로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김주찬이 KT 선발 금민철을 상대로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공이 홈으로 송구되는 틈을 타 2루까지 내달렸고, KT 포수 장성우가 악송구를 해 3루에 안착했다. KT는 이종혁을 마운드에 투입했지만 폭투를 범해 김주찬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8회말에는 최원준이 우중간 3루타를 때려낸 뒤 이명기가 주권을 상대로 전진수비하던 KT 내야진을 넘기는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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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창용이 20일 광주 KT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이날 경기는 백전노장 임창용의 선발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임창용이 선발등판한 것은 삼성 시절인 2007년 9월 30일 대구 현대전 이후 3946일 만이다. 타이거즈 소속으로는 해태 시절인 1995년 5월 31일 무등 LG전 이후 무려 23년 2개월 여(8085일) 만이다. 11년 만에 선발로 나선 임창용은 4.1이닝 동안 5안타(1홈런)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다. 최고구속은 146㎞까지 측정됐고 1, 2회는 포심 패스트볼, 3회부터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전면에 내세워 KT 예봉을 피해갔다. 2-2로 맞선 5회초 1사 후 심우준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임기준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최고구속은 146㎞까지 측정됐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고루 활용했다.

임창용은 “오랜만의 선발등판이었지만 낯설거나 특별히 어려운점은 없었다. 3이닝 이상 던진적이 없어 4회부터 구위가 떨어진 느낌이 있었다. 비록 5회를 채우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무4사구 피칭을 한 것은 만족스럽다. 앞으로 두 세 경기 더 선발로 나가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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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주찬(왼쪽)이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에서 7회말 역전 2타점 결승 적시타를 때려낸 뒤 상대 폭투로 득점하며 김민식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구원등판한 임기준이 6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를 3루수 옆 내야안타로 출루시킨 뒤 유승철이 마운드에 올랐는데, 2사 2, 3루 윤석민 타석 때 폭투를 범해 2-3 역전을 허용했다. KIA는 흐름을 걸어 잠그기 위해 불펜으로 전환한 팻 딘을 7회초에 투입하는 승부수로 응수했다. 딘은 148㎞까지 측정된 포심 패스트볼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1이닝을 투구수 단 8개로 끝냈다. 7회말 KIA가 3점을 뽑아 역전해 딘이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딘이 승리를 따낸 것은 지난 4월 22일 잠실 두산전 7이닝 1실점 이후 89일 만이자 14번째 등판 만이다.

딘은 “경기에 나가서 내 역할을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타자 한 명 한 명에 집중했다. 운좋게 우리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 이길 수 있었다. 내 승리보다는 팀이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 중간계투로 보직이 바뀌었지만 선발때와 다르지 않게 최대한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다. 컨디션도 좋았다. 자신있게 투구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반기에는 투구할 때 팔이 돌아나오는게 문제였는데 공을 조금 더 누르기 위해 캐치볼을 할 때부터 신경썼다. 오늘 경기에서도 이 부분이 잘 돼 결과가 좋았다. 다음 경기에서도 주어진 내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세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고 시즌 5세이브 째를 수확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이 각자 제 역할을 잘해줬다. 타자들의 마지막 집중력도 좋았다”고 말했다.

KT는 선발 금민철이 6.2이닝 동안 7안타 5실점으로 분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7회말 2사 후 연속 3안타를 맞은 게 뼈아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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