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시애틀 매리너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야구선수 강정호.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손목 부상이란 암초를 만난 강정호(31·피츠버그)의 빅리그 복귀는 후반기에 이뤄질 수 있을까.

음주 운전 사고 파문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현역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강정호는 지난 5월 극적으로 취업비자를 받고 메이저리그(ML) 복귀의 기회를 얻었다. 피츠버그의 제한선수 명단에서도 해제된 강정호는 1년이 넘는 공백기 동안 잃어버린 실전감각을 되찾기 위해 재활 훈련과 함께 마이너리그 경기에 나서며 2년 만의 빅리그 무대를 다시 밟을 날을 기다렸다. 당시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엠엘비닷컴(MLB.com)과 인터뷰에서 “강정호를 복귀시키기 위한 절차를 30일 안에 마무리할 것이다. 강정호가 제대로 몸을 만들 때까지 경기출전은 없을 것이다. 구단 관계자가 강정호를 보고 평가한 뒤 올라와도 좋다고 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조기 복귀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차근차근 몸을 만든 강정호는 실전 경기를 치르면서 감을 끌어올렸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지만 마이너리그 싱글A 무대는 강정호에게 좁았다.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417, 3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406으로 펄펄 날았다. 강정호의 활약에 고무된 피츠버그 구단은 더블A를 뛰어넘고 곧장 강정호를 트리플A로 승격시켰다. 트리플A로 올라간 강정호는 주춤했다. 9경기에서 타율 0.235에 그쳤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실전 감각이 올라오고 있던 만큼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 공수에서 좋아질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현지에서는 강정호가 7월 중에 빅리그에 복귀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3루수 수비훈련\' 강정호,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왼쪽)가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파이리츠시티에서 열린 피츠버그 스프링캠프 공식훈련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이 강정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20일 트리플A 노포크와 경기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왼쪽 손목을 접지른 강정호는 검진 결과 부상이 심하지 않다고 여겨 3일 휴식 후 다시 경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 부위가 악화됐고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말았다. 이후로는 야구 관련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피츠버그의 닐 헌팅턴 단장과 스포츠 의무 디렉터 토드 탐칙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강정호가 손목 재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번주 주말, 늦으면 다음주 안에 강정호의 정확한 손목 상태가 공개될 예정이다.

강정호의 손목 상태는 그의 커리어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계약 기간은 올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손목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면 곧바로 재활을 거쳐 후반기 빅리그에 복귀해 경쟁력을 보여줄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부상이 심각해 후반기 대부분을 날린다면 보여준 것이 없는 강정호가 다음 시즌 ML에서 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ML 경력이 끝날 수도 있다. 재검진 결과에 따라 강정호의 향후 행보는 ‘극과 극’을 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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