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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닐로에 이어 숀까지 사재기와 편법 마케팅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과는 별개로 이들의 노래는 음원차트에서 ‘롱런’을 할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닐로와 숀 모두 기존 가요의 일반적인 패턴과는 전혀 다르게 차트 정상에 오른 사례들이다. 숀이 지난달 27일 발매한 미니앨범 ‘테이크’(Take) 수록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최근 특별한 화제성 없이 인기 걸그룹을 제치고 멜론과 지니 등 차트 1위에 올라 ‘수상한 역주행’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숀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는 18일 “일체의 음원차트 조작 및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며 문화체육관광부과 음원사이트 등에 상세 이용 내역 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일부 악의적인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을 고소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 4월 닐로의 역주행도 같은 의심을 받았다. 당시 소속사측은 “음원 사재기나 편법이 아닌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의문은 증폭됐고 음악 유통 시스템 전반에 대한 투명성 확보 및 개혁 요구가 더 커졌다. 하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고 이번에는 숀이 음원차트를 휩쓸자 같은 논란이 재발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논란이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논란이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이 돼 차트 안착을 돕는 새로운 패턴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닐로의 ‘지나오다’는 600위대에 머물다가 지난 4월 무렵부터 차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윤종신의 ‘좋니’ 등 역주행송의 패턴은 일정 수준 이상 음원 성적을 기록할 경우 노래방 순위가 따라붙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지나오다’는 역주행이 시작된 뒤 한참 지나서도 노래방 차트에 오르지 못했었다. 히트곡과 히트 예상 곡에 대해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노래방 사업자의 반주기에 해당 음원이 없거나 뒤늦게 추가된 점은 닐로의 ‘지나오다’가 노래방 사업자들의 모니터링에도 걸리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역주행 했다는 방증이라고 지난 5월 국내 대중음악 공인차트 가온차트의 김진우 수석연구원은 분석했었다.

하지만 ‘지나오다’는 한차례 논란이 확산된 뒤 오히려 흥행에 탄력이 붙었다. ‘지나오다’는 19일 오전 9시 현재 멜론 실시간 음원차트 17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노래방 차트인 TJ노래방 차트(7월 1~19일)에서도 ‘역주행’을 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숀의 노래도 논란과는 별개로 멜론 등에서 1위 자리가 굳건하다.

한 가요관계자는 “만약 닐로, 숀이 주장하는 대로 편법을 쓴 게 아니라 새로운 SNS 바이럴 마케팅 방법이 통한 거라면 기존 가요계의 마케팅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 부정적으로 보면 기성 가수들의 마케팅 방법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요 제작자들 사이에선 동요가 심하다. 일반적으로 아이돌팀의 경우 방송 홍보 및 출연, 뮤직 비디오 및 재킷 촬영, 각종 콘텐츠 제작에 수억 혹은 수십억원의 돈을 쓴다. 닐로, 숀이 주장하는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이 음원차트에서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효율적이라면 굳이 기존 마케팅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신인급 걸그룹의 마케팅 활동에 수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음원차트 최고 성적은 200위권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닐로 사태’ 이후 수많은 아이돌 팀이 SNS 바이럴 마케팅 비중을 높이기 시작한 게 사실이지만 숀 같은 성공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닐로·숀의 수상한 역주행에 대한 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미 유관부서인 문체부에 조사를 의뢰한 회사도 있는 거로 알고 있다”며 “저희 또한 업계의 여러 회사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마친 뒤 문체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우선 조사를 의뢰하고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영에 이어 또 다른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도 18일 트위터를 통해 차트 진입이 목표가 된 현실을 개탄하며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와 ‘톱 100’ 전체재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부가 이익을 얻는다. 어떡하든 ‘차트인’ 해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라고 꼬집었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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