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류중일 감독 \'만루포 대단해\'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 류중일 감독이 8회 만루홈런을 날린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7. 18.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 주전포수 유강남(26)이 류중일 감독의 인내에 고스란히 응답했다. 시즌 초반 괴력을 발휘했던 모습을 재현하며 20대 최고 포수의 위용을 되찾았다. 극적인 만루포로 팀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끈 유강남이다.

유강남은 18일 고척 넥센전 8회초 무사만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마무리투수 김상수의 직구에 우중간 담당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유강남의 한 방으로 3-6에서 7-6으로 극적으로 앞서나간 LG는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8-7로 승리한 LG는 후반기 첫 3연전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유강남의 2018시즌이다. 유강남은 4월까지 치른 27경기에서 타율 0.340 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80로 펄펄 날았다. 포수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야구에 희망이 되면서 아시안게임(AG) 승선도 유력해보였다. 양의지(두산)-강민호(삼성) 포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릴 20대 포수의 등장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냈고 류 감독 또한 “크게 될 포수”라고 유강남을 향해 엄지를 세웠다.

하지만 유강남은 5월부터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지며 5월 타율 0.171, 시즌 타율은 0.265까지 추락했다. 5월 내내 홈런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눈앞으로 다가온 것 같았던 AG도 물거품이 됐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유강남을 밀어 붙였다. 심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게 눈에 보였지만 유강남이 1군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스스로 부진을 극복하기를 바랐다. 류 감독은 슬럼프에 빠진 유강남을 향해 “어차피 8번 타자 아닌가. 8번 타자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유강남이 부담을 벗어던지고 타석에 서는 모습을 기대했다.

[포토] 만루포 유강남 \'역전 성공이다\'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 유강남이 8회초 무사만루 우중월 홈런을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 2018. 7. 18.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기다림이 짧지는 않았으나 돌파구를 찾았다. 유강남은 6월 중순부터 시즌 초반의 타격감을 회복했다. 6월 17일 잠실 KIA전부터 지난 17일까지 18경기서 타율 0.464 4홈런 11타점 OPS 1.276으로 거포본색을 다시 발휘하고 있다. 18일에는 개인통산 두 번째 만루포로 시즌 14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시즌 전 목표로 세운 20홈런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류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통해 LG 야수들의 잠재력을 무섭게 터뜨리고 있다. 선발 한 자리를 보장한 채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각자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약속한다. 유강남 외에도 채은성, 이형종, 정주현이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했고 팀 전체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심각한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도 이상하지 않았던 유강남도 어두운 터널을 직접 돌파해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했다.

경기 후 유강남은 만루홈런을 친 순간을 두고 “벤치에서 이전부터 대타로 준비하고 있으라고 했는데 막상 만루에 타석에 들어가니 좀 당황스러웠다. 스트라이크가 오면 200% 힘으로 휘두르려고 했는데 운이 좋게 걸렸다. 맞는 순간 홈런이 나올 것 같았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베이스를 돌면서 무조건 이 경기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전했으니 꼭 막아내서 승리하면 분위기를 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월 심각한 타격 부진 속에서도 류 감독이 기용한 것을 두고 “사실 너무 못해서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감독님께서 계속 믿어주시니까 보답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2군에 갔을 텐데 이번 기회에 1군에서 슬럼프를 극복해보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번에 극복하면 다음에 또 슬럼프가 왔을 때 빨리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며 “6월 중순부터 다시 좋아졌는데 이 흐름을 시즌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 최근 우리 팀 분위기도 좋다. 선수들의 전투력이 많이 올라와 있다. 계속 위로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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