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석혜란기자] 176cm 키에 비현실적인 비율로 한눈에 봐도 모델 포스를 풍기는 배유진(17, 신화사 모델)은 지난해 모델계에 입문했다. 경력이 1년 밖에 되지 않은 그가 화제를 모으게 된 이유는 '여자 한현민'이라는 수식어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 배유진은 '깜둥이', '흑인' 등 피부색으로 놀리는 친구들이 많아서 속상할 때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패션계에서 인정받는 모델이 됐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또래들 사이에서도 "멋있다"며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아이돌을 좋아할 나이지만 모델 일에 집중하고 싶다며 관심없다고 말하기도. 모델 일을 할 때 만큼은 "신난다"며 웃어 보인 그의 눈은 반짝였다.


#여자 한현민


무엇보다 모델 배유진의 이름을 알린 건 '여자 한현민'이라는 수식어 덕분이었다. 흑인 혼혈이라는 점과 모델 일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 '여자 한현민'으로 불리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17세의 어린 나이에도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이슈화되고 나서 알아보시는 분들이 생겼다. 사진 찍어달라는 분도 계시고 SNS를 통해 지나가다가 봤다고 말해주시는 분도 생겼다. 모델 활동을 같이 할 뿐만 아니라 닮은 점이 많아서 이름이 알려진 것 같다. 좀 더 열심히 해서 모델 배유진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싶다."


#배유진에게 모델이란


한현민 다음으로 패션계서 주목하는 혼혈 모델인 그는 패션 잡지 '얼루어'(ALLURE)와의 인연도 특별하다. 모델 일을 알아보던 중 '얼루어'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이후 헤어 실장의 소개로 지금의 에이전시와 계약, 짧은 기간의 훈련을 거친 후 서울패션위크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모델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델 일은 신나고 재밌다. 매일매일 했으면 좋겠다. 특히 런웨이 위를 워킹할 때 '내가 제일 잘났다'는 느낌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때 만큼은 이상하게 편안한 마음이 들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데뷔 무대였던 '프리 마돈나'와 '카이', '푸시버튼'이다."


자신만의 장점으로 "가늘고 긴 다리"를 꼽았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냐고 묻자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길더라. 직접 재보니 1m 20cm더라. 그래서 긴 다리가 모델로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키는 더이상 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롤모델과 관련해 배유진은 "타이라 뱅크스(Tyra Banks)가 롤모델이다. 이분도 흑인 모델인데 개성 강하게 생긴 외모인데도 아름답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티룩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정말 닮고 싶다고 생각하는 모델"이라고 미소지었다.


#여고생 배유진


모델이기 전에 여고생이기도 한 그는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나이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화장을 하며 서로 평가해주기도 하면서 까르르 웃는 영락없는 소녀였다. "얼굴에 무척 신경 쓴다. 아무래도 외모적으로 관심이 많을 나이라 화장과 옷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을까. 또래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과 런웨이 의상 중 어떤 게 자신에게 잘 어울리느냐고 질문하자 "아무래도 직업이 모델이고 평범한 외모가 아니기 때문에 런웨나 촬영용 의상이 어울린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또 좋아한다"고 답했다.


쉬는 날에는 주로 이태원에서 자신과 같은 흑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밥도 먹고 시간을 보낸다. "김치찌개가 가장 맛있다"고 웃었다.


얼마 전 모델 한현민이 영어를 못한다고 밝힌 일화가 떠올라 배유진에게도 질문했다. "(한)현민 오빠보다는 잘한다. 하지만 듣고 말하는 건 되지만 쓰는 게 잘 안된다."(웃음)


모델 일을 하지 않았다면 뭘 했을까. "가수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 적이 있다. 그러나 방송이다 보니 워낙 쟁쟁한 실력자들이 많더라. 바로 포기했다"며 "가수도 아니라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스튜어디스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어떤 모델이 되고 싶냐고 하자 "간지나는 모델이 되고 싶다"며 짧지만 강렬한 한마디를 남겼다.


글·사진 ㅣ 석혜란 기자 shr1989@sportsseoul.com, 배유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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