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숭실대 교수 “알뜰폰 활성화 위해 망 도매대가 기업전용 상품 수준으로 제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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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김성수·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알뜰폰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진단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비현실적인 망 도매대가와 이동통신3사의 알뜰폰 시장 지배력 전이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알뜰폰 시장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알뜰폰 시장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및 경쟁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이란 발표를 통해 “알뜰폰 통신사업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은 비현실적인 망 도매대가다”면서 “현재 망 도매대가로는 데이터중심의 이동통신 주류 시장인 4G LTE서비스에선 대용량 데이터를 원하는 이용자에 맞는 데이터중심 요금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싼 망 도매대가로 인해 알뜰폰 사업자들은 데이터중심의 요금제 구성에 제동이 걸리고, 이는 알뜰폰이 이동통신서비스를 단순 재판매 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망 도매대가는 전파사용료와 함께 알뜰폰통신사업과 직결된 중요한 원가요소다. 알뜰폰이 이동통신사에게 도매대가 등 지급하는 비용은 전체 서비스 매출의 45%에 육박한다. 여기에 영업비용 등을 포함하면 알뜰폰의 수익은 거의 없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그는 알뜰폰이 요금 가격과 혜택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도록 망 도매대가 수준을 이동통신3사가 기업고객에게 제공하는 기업 전용 데이터 요금상품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동통신사업자는 기업가입자에게 1MB당 0.71원의 요금으로 제공하는 반면 알뜰폰에는 4.51원으로 약 7배 높은 금액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기업가입자와 같은 수준의 요금이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데이터를 테라바이트(TB)단위로 선구매한 후 이를 자유롭게 설계하고 판매할 수 있는 벌크제 도입과 현재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원가산정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전파사용료 감면도 제안했다. 알뜰폰사업자는 무선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전파사용료 부과대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전파사용료를 이유로 이통사가 알뜰폰사업자에 도매대가를 높이거나 구상권을 청구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통3사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을 지배하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현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각각 SK텔링크,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등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해 있다. 이들 3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그는 이통3사의 계열 자회사들이 사실상의 내부보조를 통해 손해를 보면서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하며 알뜰폰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통3사는 자회사 알뜰폰 사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불공정한 도매대가 제공 등의 유인이 존재한다”면서 “이통3사 간 경쟁이 과열되면 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열 알뜰폰 자회사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해 전체 통신 시장의 점유율을 5:3:2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KT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를 실례로 들었다. KT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는 모회사가 6만5000원대에 판매하는 요금제와 유사한 상품을 3만6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LTE 요금제 수익의 55%를 망을 임대한 이통3사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상품을 판매 중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김 교수는 “KT는 지난 2016년 KT엠모바일에 1000억 원, LG유플러스는 유상증자 등으로 지난해까지 미디어로그에 1500억 원 이상을 지원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는 “관련 법인의 시장퇴출을 검토해야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할 때 정부는 이통사와 자회사에 대한 합산점유율을 반영해 시장 현황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제도적 지원정책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를 통한 시장 지배력 전이와 관련해 공정 이슈가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원칙적으로 자회사의 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규제는 맞지 않다고 본다. 모니터링 등의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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