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내 생각과 표현력을 동원해 독창적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게 즐겁더라고요."


학창시절 연기를 배우며 아역 배우로 활동했던 박채린(26)은 홈쇼핑 방송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쇼호스트의 꿈을 키웠습니다.


공개 채용은 언제 진행할지 모르고, 모처럼 기회를 잡더라도 번번이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자 다양한 경력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2016년 5월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에서 열린 전국 춘향선발대회에 출전해 '미스 춘향 진'의 영예를 안았으며, 중국에서 연기자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면서도 쇼호스트 준비에 소홀하지 않았고, 지난 2016년 공영홈쇼핑에 입사하며 꿈을 이루었죠.


박채린은 SBS '스타킹', '로맨스 패키지' 등에 출연하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는데요. 그가 그려나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2016년부터 공영홈쇼핑에서 쇼호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박채린 :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쇼호스트를 준비하기 전까지 연기 하나만 보고 달려왔지만, 작품에 모든 걸 쏟아낸 후 밀려오는 공허함을 견디기 힘들었어요. 배우와 달리 꾸준하게 일할 수 있어 좋고, 매출 달성 등 방송 직후 결과를 바로 확인하면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죠. 쓴맛도 종종 느끼지만(웃음).


Q : 가장 보람을 느낄 땐 언제인가요?


박채린 : 제 역할은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구매를 돕는 거예요. 소개한 상품이 매진되면 기분 좋지만, 자만하지 않으려 '물건이 좋으니 발이 달려서 걸어 나갔다'라고 생각하죠. 매출 못지않게 소비자와 업체 관계자의 반응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용해보니 정말 좋아요", "마음을 담아 방송하는 게 느껴졌어요"라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기분 좋죠.


Q : 방송 전 긴장을 푸는 노하우가 있다면.


박채린 : 크게 심호흡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등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방송 전 다 같이 에너지를 끌어올리자는 의미에서 큰소리로 파이팅을 외치기도 하고. 징크스요? '이 물건은 반응이 뜨거울 것 같아'라는 식으로 섣불리 판매량을 예상하거나 '미리 주문'이 많으면 잘 안 풀리더라고요(웃음).


Q : 쇼호스트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어떤 걸까요?


박채린 : 간혹 회사 선배들로부터 초심을 잃지 말라는 얘기를 들어요. 입사 초기엔 실수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다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나태해질 수 있잖아요. 방송에서 소개해 본 제품이라고 해서 준비를 소홀히 하면 중요한 정보를 놓치는 거죠. 취업을 준비하면서 녹음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종종 들어요. 그땐 나름대로 재능이 있다고 느껴 자신감이 넘쳤는데, 지금 들으면 낭독회 수준이니 너무 웃기더라고요(웃음). 꿈을 이루고 싶었던 당시의 간절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 여름이라 그런지 부쩍 운동 기구 방송이 늘어난 듯해요.


박채린 : 진동 운동기를 소개하면서 상의를 들어 올린 적이 있어요. 운동 효과를 직접 보여줄 뿐 아니라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입어서 평소보다 몸매 관리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종종 낯선 운동기구를 만날 때가 있어요. 한 번은 '거꾸리'에 매달렸는데 순간적으로 머리에 피가 몰리니까 당황스럽더라고요(웃음). 얼굴이 빨개지면서 입술도 뒤집히고.


Q : '로맨스 패키지'를 비롯해 다양한 방송 활동이 눈길을 끕니다.


박채린 :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일주일에 이틀 쉬는데, 촬영 일수가 길면 업무에 지장을 줄 것 같아 정중하게 고사합니다. 3주 전에 휴가원을 제출해야 해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작품도 그렇고요. 일부 네티즌이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연예인으로 데뷔하려고 방송에 출연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아역 배우로 활동하면서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고 데이비드 베컴과 CF도 찍었지만, 몇몇 작품에 출연한다고 인생이 확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느꼈거든요(웃음).


물건을 살 때 단골집으로 가면 믿음이 가면서 마음이 편안해지잖아요. 그런 의미로 많은 분과 가까워지고 싶어 다양하게 활동하는 건데,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의도와 다르게 보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혼란스럽더라고요. 개인보다 쇼호스트로서 삶을 먼저 생각해서 방송 섭외가 들어올 경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판단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Q : 이수완 씨와 함께 오는 7월 첫 방송 되는 프로그램 '신비한 쇼핑 서프라이즈' 진행을 맡았습니다.


박채린 :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입사한 지 2년 밖에 안 됐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싶고. 그러면서도 한 편으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색깔의 방송이 될 것 같아 설레기도 합니다. 홈쇼핑 업계가 SNS 채널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형식을 파괴하는 추세예요. 제품의 장점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면서 웃음까지 줄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려고요.


Q : 프로그램의 콘셉트 못지않게 두 사람의 케미도 중요할 듯한데요.


박채린 : 맞아요. 대본이 없어서 상대방에 대해 잘 알아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는데, 눈빛만 봐도 통한다고 할까요? 서로에게 큰 힘을 주고, 퇴근 후 따로 만나 방송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예요. 어른들이 오늘의 명언 같은 콘텐츠를 캡처해서 주변 사람에게 보내주는 것처럼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웃음). 혼자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겠지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기가 옆에 있어 든든하죠.


Q : 그렇군요. 좋은 결과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박채린 : 좋은 쇼호스트란 무엇인지에 대해 수없이 고민한 끝에 진심을 전해야 한다는 답을 얻었어요. '모두가 사는 쇼핑'이라는 회사 슬로건엔 소개하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가 담겼는데, 하루 매출이 아닌 장거리 경주처럼 멀리 보면서 소비자에게 믿음을 줘야죠.


1년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즐겁게 걸어왔지만, 이제 도약할 시기가 된 것 같아요.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넘을 수 있는 벽을 만난 느낌이랄까. 미디어를 통해 아역 배우와 '미스 춘향', 그리고 사회 초년생인 지금의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대중과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과정은 힘들지만, 성장통을 겪은 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하는 박채린의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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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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