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차우찬, 이번 구종은 직구 승부
LG선발 차우찬이 1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2018. 5. 1대전|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공언한대로 시즌 초반은 재활투구였다. 자신의 신체를 완벽히 제어했고 원하는 시점에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다시 올라섰다. LG 좌완 에이스 차우찬(31)이 던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차우찬은 지난 15일 포항 삼성전부터 26일 수원 KT전까지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이닝을 소화하며 2승 0패 방어율 1.29로 맹활약했다. 포항 경기를 기점으로 140㎞ 초반을 맴돌았던 직구 평균 구속이 140㎞ 중반대로 올라왔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각도 한 층 더 날카로워졌다. 잘 던지지 않았던 포크볼도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삼진도 부쩍 늘었다. 수원 경기에선 올시즌 최다인 8이닝을 투구했고 5회부터 8회까지 4연속 이닝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경기 중반부터 더 강한 공을 던지는 차우찬 특유의 괴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실전을 꾸준히 소화하며 부상 당했던 팔꿈치가 완쾌됐고 근력도 올라왔다. 차우찬은 시범경기 기간부터 “5월말에는 100%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약속했던 시점보다 열흘 정도 빠르게 마운드를 정복하고 있다. 차우찬은 “그동안 주위에서 걱정하신 것도 알고 있지만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안다. 지난해 후반기 안 좋았던 팔꿈치가 점점 좋아졌고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님의 원포인트 조언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제는 팔꿈치 걱정 없이 원하는 대로 공을 던진다”고 밝혔다.

삼성 시절부터 오랫동안 차우찬을 바라본 류중일 감독과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도 전적으로 차우찬을 신뢰했다. 류 감독은 “시즌 초반 안 좋았을 때 우찬이에게 ‘괜찮나?’ 정도만 물어봤다.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우찬이가 어떤지 잘 알기 때문에 좋아질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우찬이의 경우 지난해 후반기에 부상을 안고 경기를 치렀다. 삼성 때부터 우찬이를 잘 알았고 우찬이가 어떻게 해온지도 잘 아니까 서로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우찬이가 5월말에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점점 좋아지는 게 보였다”면서 “부상도 부상의 정도나 상태에 따라 치유되는 과정이 다르다. 던질수록 심해지는 부상도 있고 통증을 이겨내서 호전되는 부상도 있다. 우찬이는 겨울부터 후자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최근 꾸준히 투구수를 늘렸고 포항 경기부터 좋은 모습이 나왔다. 일련의 과정에서 우찬이와 나 뿐이 아닌 투수코치님들과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류 감독은 차우찬의 천부적인 신체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그는 “과거 삼성에서 선수단 전체가 근대5종과 비슷한 훈련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우찬이가 투수와 야수 다 합쳐서 1등을 했다. 체력과 근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다. 달리기를 해도 최상위권이다. 경기 중후반에 더 좋은 공을 던지는 것도 그만큼 몸이 좋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데 차우찬과 매일 마주하는 동료들은 차우찬의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와 생활패턴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차우찬을 따라한다. 지난해부터 차우찬의 훈련 방법을 따라가고 있는 임찬규는 “우찬이 형은 모든 게 야구에 맞춰 있다. 휴식을 취할 때도 야구를 더 잘 하기 위해 쉰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정말 많이 배운다”며 “지난 겨울 우찬이 형을 따라 프로그램을 소화했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한 시즌을 건강히 치르는 법을 알았다”고 활짝 웃었다. 스프링캠프 전부터 차우찬과 개인훈련을 소화한 임찬규는 올시즌 들어 기복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차우찬은 “내가 특별히 다른 것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프로 선수니까 스스로 잘 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동안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음을 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린다. 내가 부진했을 때 잘 해준 찬규와 (김)대현이에게도 고맙다. 이제부터 꾸준히 잘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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