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11일 잠실야구장에서 201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 KIA 투수 윤석민이 7회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윤석민(32)이 퓨처스리그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무난한 투구를 했다. 하지만 구속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1군 복귀 시기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윤식민은 22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퓨처스리그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74개를 던졌다. 안타 6개를 내줬지만 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4사구 투구로 1실점했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점검했는데, 최고구속은 139㎞에 머물렀다. 변화구 구사력이 수준급이라 하더라도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140㎞ 이상은 돼야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3군 평가전에서 144㎞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실전용 몸을 만드는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KIA 김기태 감독은 이날 광주 KT전을 앞두고 “사람인지라 신경이 안쓰일 수 없다”며 웃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한승혁이 기복있는 투구를 하기 때문에 대체 자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직접적인 언급은 안했지만 한승혁이 이날까지 무너지면 윤석민을 대체선발로 내세울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경험과 기량을 모두 갖춘 에이스가 재활을 마치고 1군에 합류하면 이른바 ‘계산이 안서는’ 젊은 투수와는 안정감면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포토] KIA 한승혁, 1회 만루 위기도 버텼는데...
KIA 타이거즈 선발 한승혁이 20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3회 적시타를 허용해 추가실점한 뒤 씁쓸한 모습으로 새 공을 받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 감독은 “한승혁이 강팀을 상대로도 잘 던졌는데 최근 두 경기에서 조금 안좋았다. KT전에 좋은 기억(선발 승)이 있으니 잘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마음으로는 (한)승혁이를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승혁은 지난달 27일 KT를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선발 승을 따낸 뒤 지난 3일 롯데전에서도 6.1이닝 3실점(1자책)으로 선발 연착륙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두산과 넥센을 만나 제구 난조를 드러내며 두 경기, 5.2이닝 12실점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이날까지 부진에 빠진다면 선발진 재조정이 불가피해보였다. 공교롭게도 한승혁이 1군 경기에 등판하는 날 윤석민이 퓨처스리그 마운드에 올랐으니 결과에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윤석민이 먼저 임무를 완수하자 한승혁도 힘을 냈다. 1회초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멜 로하스 주니어를 2루수 실책으로 내보낸 뒤 폭투까지 범해 불안감을 안겼다. 하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1실점으로 위기를 넘긴 뒤 6회까지 88개를 던지며 3안타(1홈런) 2볼넷 4실점(3자책)으로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반등에 성공했다.

윤석민은 구속, 한승혁은 안정감이라는 숙제를 각각 남겨, 운명의 기로에 선 두 남자의 시공을 초월한 생존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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