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류중일 감독, 윌슨 미안해~ 힘내~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12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9회 역전승을 거둔 뒤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윌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선발 투수가 호투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것 만큼 아쉬운 일은 없다. 올시즌 초반에도 어김없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불운의 아이콘’이 등장했다.

LG 타일러 윌슨, NC 왕웨이중과 넥센 에스밀 로저스는 올시즌 등판한 경기에서 70%가 넘는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적은 승수에 울상을 짓고 있다. 셋 중 가장 불운한 선발 투수는 윌슨이다. 2일 현재 6경기에서 5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1승(2패)밖에 챙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6일 롯데와 경기에서 따낸 것이 가장 최근 승리다. 이후 3경기 연속 호투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평균 6.25점의 적지않은 득점지원을 받고 있지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불펜이 무너지는 상황이 나오면서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왕웨이중은 올시즌 7경기에 등판해 지난 11일 KT전을 제외한 6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하지만 단 3승(1패)에 그치고 있다. 첫 2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지만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기 전까지 4경기 동안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넥센의 든든한 1선발 로저스도 마찬가지다. 등판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따냈지만 승리 투수로 이어진 경기는 단 2차례 뿐이다. 가장 최근인 28일 SK와 경기에서는 7이닝 3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충족하고 마운드를 넘겼지만 9회 불펜이 무너지면서 승리가 날아가는 아픔을 겪었다.

[포토] \'3실점 레일리, 애꿎은...흙만...
롯데 자이언츠 레일리가 27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5회 마운드의 흙을 정리하고있다. 레일리는 이날 5이닝 동안 5안타 5볼넷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긴 채 6회부터 마운드를 넘겼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타선의 저조한 득점지원에 울고 있는 선발 투수들도 있다. 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 중 가장 적은 득점지원을 받고 있는 투수는 롯데 브룩스 레일리다. 평균 1.87점에 불과하다. 유일한 1점대 득점지원이다. 레일리는 6경기에 나서 승리없이 4패, 방어율 5.61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부진하며 3연패에 빠져 있지만 승리를 따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 1일 NC전에서는 7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다음 등판인 LG전에서도 7.2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두 경기 모두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NC 이재학도 레일리 못지않다. 올시즌 NC 타선이 이재학에게 해준 득점지원은 평균 2.52점에 불과하다. 6경기 중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고도 단 1승(3패)밖에 챙기지 못한 이유다. 이재학이 등판한 6경기에서 팀도 2승 4패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잘 던진다고 매번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된다면 투수의 사기는 물론 팀 전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치게 된다. 자신을 도와주지 못하는 동료들에게 불신이 쌓이고 본인이 모든 걸 해결하려 과욕을 부리다가 좋았던 밸런스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 야수들은 야수들대로 심리적인 부담감이 커져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

시즌 초반 ‘불운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선발투수들이 언제쯤 먹구름을 걷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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