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최민정이 1위로 골인하는 사이...
최민정이 지난달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선두로 달리는 가운데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와 중국의 리진위가 함께 넘어지고 있다.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화려한 피날레였다. 아울러 베이징 올림픽을 위한 상쾌한 출발이었다.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이 평창 올림픽 직후 열린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종합우승했다. 2관왕에 오른 심석희와 함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 전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평창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최민정은 1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끝난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500m와 1500m, 3000m 계주 우승을 거뒀다. 그는 500·1000·1500m를 합산, 상위 8명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 종합 우승까지 달성하고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2년 만에 생애 3번째 세계 챔피언이 됐다. 2018~2019 국제대회에서 ‘1번 헬멧’을 쓰고 링크 위를 달린다. 심석희가 종합 2위, 리진위(중국)가 종합 3위로 마무리했다.

최민정은 평창 올림픽에서 1500m와 3000m 계주 금메달을 따내 2관왕이 됐다.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금메달 두 개를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당초 4개 전종목 석권까지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500m에서 실격 당하고, 1000m 레이스 도중 넘어지면서 2006년 진선유 이후 12년 만의 3관왕, 더 나아가 한국 최초의 올림픽 단일 대회 4관왕은 무산됐다. “그러나 과정에 충실했기 때문에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며 국민들 앞에 성숙한 모습을 드러낸 최민정은 몬트리올에서 올림픽 못지 않은 폭풍 질주를 펼쳤다. 금메달 4개를 가슴에 주렁주렁 달고 귀국하게 됐다. 그는 세계 제패 직후 “올림픽 때 내 경기를 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들어 이번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국민의 응원에 종합 우승으로 보답해서 기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세계선수권 종합 3위 이내 선수 중 최상위 선수’에게 돌아가는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 규정을 충족, 다음 시즌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달리게 됐다. 새로운 4년을 만들어나갈 첫 디딤돌을 쌓은 셈이다. 오는 9월 만 20세가 되는 최민정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전성기에 오를 나이가 된다. 심석희, 김예진 등 국내 라이벌과의 경쟁은 물론 중국이 야심차게 키우는 17세 신성 리진위, 올림픽에선 항상 고개를 숙이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자 엘리스 크리스티(영국), 평창 올림픽 개인전 3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딴 캐나다 에이스 킴 부탱(은1 동2) 등 외국 선수들과 치열한 다툼이 앞에 놓여 있다. 소치 올림픽 직후부터 혜성처럼 떠오른 최민정은 자신의 쇼트트랙 첫 막을 내림과 동시에 베이징을 겨냥한 새 막을 열게 됐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 대표팀도 웃었다. 평창 올림픽에서 결승 도중 넘어져 국민들 마음을 안타깝게 했던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다. 맏형 곽윤기를 중심으로 역주한 끝에 결승에서 캐나다와 일본, 네덜란드를 누르고 우승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과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었다. 런쯔웨이가 “한국 선수가 넘어졌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고 밝혀 화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평창 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 우다징이 불참한 가운데 예선에서 3위에 그쳐 한국과 붙어보지도 못하고 탈락했다. 이제 대학생이 된 황대헌은 남자 500m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종합 3위를 차지하고, 다음 시즌 국가대표에 자동 선발됐다. 캐나다 베테랑 샤를 아믈랭과 헝가리의 강자 리우 샤올린 산도르가 각각 남자부 종합 우승과 준우승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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