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이광수, \'예능 이미지를 모두 벗을 순 없지만...\'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나도 주류다!”

이광수의 외침이 행복하면서도 아프게 들렸다. 11일 방송된 tvN 토일극 ‘라이브’에서 이광수가 맡은 염상수는 경찰 학교를 마친 뒤 동기들과 가진 자축 파티에서 “나도 직장 있다! 나도 주류다”하고 힘껏 외쳤다. 그간 염상수가 취업 준비로, 비주류로 살았던 삶이 얼마나 고달팠는지를 말해주는 대사다.

그렇다고 염상수 앞에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시위 현장에 투입돼 시위 진압에 앞서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식판으로 받은 식사를 허겁지겁 먹고, 긴장감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살벌한 진압 현장에서 ‘아무짓도 하지 않고’ 버텨야 하는 염상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내레이션으로도 그런 그의 마음을 알게 했다. “옆에 형하고 진짜 닮은 동기 놈이 쓰러져, 짓밟혀, 맘이 너무 아파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아무 짓도,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라는 염상수의 대사는 처절한 현실을 알게 했다. 이러한 이광수의 모습은 이 시대 녹록치 않은 현실에 힘들고 아픈 청춘들의 공감대를 얻기 충분했다.

이광수 (2)

뒤이어 염상수는 여주인공 한정오(정유미 분)과 함께 지구대에 배치, 본격적인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이 맞게 된 경찰생활은 그들이 기대하던 “경찰다운 일”, “강력 사건 같은 큰 사건”이 아니라 매일 밤 술에 취한 사람들을 상대하고 주취자를 업는 것은 물론 그들의 토사물을 치우는 일이 일상이 됐다.

그런 이들에게 기다렸다는 듯 성폭력 사건이 던져지며 허겁지겁 현장에 출동하는 모습으로 엔딩했다. 험난한 경찰생활을 시작한 염상수, 그리고 이광수의 모습에 기대가 높아지고 응원의 마음이 더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광수에게 응원과 격려의 마음이 커지는 이유는 그동안 그가 그려온 발자취를 팬들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광수는 특유의 착한 캐릭터 때문인지 제대로 된 옷을 입지 못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지난해 KBS2 ‘마음의 소리’는 이광수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SBS ‘런닝맨’으로 인해 강해진 예능 이미지가 연기자로서 그가 극복해야하는 숙제였다.

그런 그에게 이번 ‘라이브’까지 노희경 작가가 여러 옷을 입혀주며 배우로서의 색깔을 짙게 해주고 있다. 지난 2014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투렛 증후군 캐릭터를 주며 도전하게 했고, 2016년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주인공 희자(김혜자 분)의 막내 아들 민호 역을 맡기며 드라마의 젊은피로서 활력을 주게 했다.

이번에는 완벽한 주인공이다. 게다가 지난 10일 방송된 첫회에서는 그동안 이광수가 보여주지 못했던 못되고 약은 모습까지 보여줘 더욱 신선했다. 염상수가 인턴으로 일하는 회사에 투자하라고 엄마에게 윽박지르고,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은 평소 이광수에게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또한, 술을 마시고 싶어 간 클럽에서 동석한 여성들에게 술값을 치르게 몰래 도망치는 에피소드도 신선했다. 그동안 이광수는 그와 반대되는, 당하고 구박받는 존재인 듯 그려지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노희경 작가와 세번째 만나며 드디어 안방극장의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한 이광수를 향한 시선도 따뜻하다. 드라마 반응도, 극중 캐릭터에 대한 반응도 모두 좋다. 염상수를 응원하는 안방팬들의 마음은 이광수를 격려하는 팬들의 마음과 맞닿아있는 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희경 작가도 이런 지점을 예상한 게 아닐까.

노희경 작가의 어엿한 페르소나가 된 이광수의 앞으로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된다.

cho@sportsseoul.com

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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