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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는 언제 먹어도 좋지만, 겨울에 더 좋다. 뜨거운 김을 모락모락 피우는 만두 한 판이면 눈까지 배부르다. 라오찌에의 부추만두.

[스포츠서울 이주상·이우석·황철훈기자] “결코 그만두지 못하는 그 만두의 매력” 겉 부드럽고 속 뜨거운 만두 맛집곡물로 만든 거죽(皮) 속에 채소와 고기, 해물 등의 소를 채워 익힌 음식, 만두(饅頭). 만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이다. 일찍이 삼국지에 등장했고 그 이후에도 동아시아에서 특별한 음식으로 기나긴 세월 속 사랑을 받아왔다.비록 만두란 이름은 지역과 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었다. 종주국 중국에서도 속을 채우지 않은 만터우, 반달 모양의 까오즈(餃子), 보자기 모양의 바오즈(包子), 작은 대바구니에 찐다해서 샤오룽바오(小籠包) 등 수많은 종류가 있다. 한국에서도 김치를 썰어넣은 김치만두를 비롯해 네모난 개성편수와 커다란 이북식 만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을 거듭했다.바쁠 때 밥 대신 간단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만두. 명절에나 빚어먹던 특별식에서 이젠 아무때나 즐길 수 있어 현대인의 삶은 더욱 행복해 봰다. 추울 때 더욱 생각나는 만두, 겨울이 가기 전 뜨거운 만두 한판 맛볼 수 있는 만두 가게 4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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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먹어도 속이 찰 만큼 커다란 잎새만두(라오찌에).
●서울 연남동 라오찌에(老街)=

멘보샤, 오향모둠, 돼지귀무침 등 다양한 정통 중국 음식을 파는 곳이지만 특히 만두가 맛있기로 소문난 화상(華商) 집이다. 아예 가게에도 수제만두 전문이라 붙였다. 특히 겨울에 더욱 향이 짙은 부추를 넣은 부추만두가 유명하다. 매일 직접 밪은 만두를 주문 즉시 쪄내 식탁에 차려낸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술 한잔 곁들여 식사까지 끝낼 수 있는 가게로 인기높다. 부추만두는 만두 소가 파랗다. 부추를 썰어넣었다. 돼지고기와 어우러져 진한 향을 풍기지만 아무런 거부감이 없이 훌륭한 조화를 이뤄낸다.

고기를 잔뜩 갈아넣고 쪄낸 잎새만두 역시 맛있다. 발효숙성한 두툼한 만두피가 촉촉한 돼지고기 소를 싸고 있다. 한입 베어물면 뜨거운 육즙과 함께 씹는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고기가 입안으로 밀려든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지져낸 부추합도 맛이 좋다. 곁은 바삭하고 속은 향긋한 부추향을 품은 고기소가 생생하게 살았다. 서대문구 연희동에도 같은 집이 있다.

★가격=부추만두 4000원(8개), 부추합 3000원(2개), 잎새만두 1500원(1개), 샤오룽바오 5000원(5개), 찐만두 4000원(8개), 통만두 4000원(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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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오리역 ‘바로쌀찐빵왕만두’의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분당선 오리역 ‘바로쌀찐빵왕만두’=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인근에 만두전문점 ‘바로쌀찐빵왕만두’가 있다. 말 그대로 바로바로 요리해 식탁에 올리는 것이 장점인 가게다. 가게 안은 식탁과 함께 여러 기계들로 가득했다. 특히 대형 찜기계는 쉴 새 없이 모락모락 김을 내뿜고 있다. ‘바로쌀찐빵왕만두’는 3년 전에 문을 열었다. 명절 때마다 친지들에게 내놓은 만두 맛이 기가 막히다고 해 아예 가게를 열었다. 가게 인근에 초등학교 등 학교들이 밀집해 있어 호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맛과 영양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가게를 오픈했다고 했다.

주 메뉴인 만두는 모두 주인의 손을 거쳤다. 김치를 제외한 모든 유효기간은 단 하루. 재료의 신선도는 맛의 생명이라는 주인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엄마손 맛’에 익숙해진 단골손님이 대부분이다. 만두피는 현장에서 직접 빚은 반죽을 통해 만들고, 만두소 또한 직접 만든다. 고기만두는 돼지 뒷다리살에 양파, 부추, 당근 등 몸에 좋은 채소를 섞어 만든다. 김치만두에 들어가는 김치는 집에서 담가 넉넉히 익힌 김치를 쓰기 때문에 입안에서 감칠맛을 낸다. 모든 것이 현장에서 주인의 손으로 빚은 ‘수제’다. 손이 많이 가지만 주인은 “손님들이 내 자식과 친지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성을 다 할 수밖에 없다”며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가격=고기만두 4000원, 김치만두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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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이손만두 ‘만두전골’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서울 마포구 합정동 ‘덕이손만두’=

서울 양화대교 북단 교차로 입구에 자리한 덕이손만두는 진한 사골국물로 맛을 낸 이북식 만두전골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이 집의 만두전골은 사골과 잡뼈를 우려낸 국물에 양지를 삶은 육수를 더해 진하고 뽀얀 육수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직접 빚은 속이 꽉 찬 만두와 함께 소 도가니(무릎연골)와 양짓살, 각종 채소와 버섯 등을 넣고 푸짐하게 끓여낸다.

이집 만두는 큼지막한 크기와 녹색 복주머니 모양이 특징이다. 녹색을 띠는 건 만두피를 빚을 때 녹차와 부추를 넣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잘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 숙주, 두부, 양파 등을 넣어 만든 소를 꽉 채워 빚어낸다. 뽀얀 육수는 진하고 구수하며 큼지막한 만두는 담백하고 깔끔하다. 여기에 꼬들꼬들한 양짓살과 젤리처럼 쫀득한 식감의 도가니는 보너스다.

모양새로만 보면 만두전골이라기보다는 설렁탕이나 도가니탕에 만두가 추가된 모양새다. 만두는 익혀서 나오기 때문에 뜨거운 육수에 살짝 데쳐서 먹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칼국수 사리까지 넣어 먹으면 든든한 보양식 만두전골 풀코스가 마무리된다.

★가격=만두전골(소) 2만5000원, (중)3만원, (대)3만5000원, 만둣국 7000원, 찐만두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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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집 ‘만둣국’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서울 동대문구 용신동 ‘개성집’=

서울 용신동 골목 깊숙한 곳에 이북 만두 전문집 ‘개성집’이 있다. 1967년 문을 열어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집은 이북 개성만두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만두 노포(老鋪)다. 아울러 직접 만든 조랭이떡국을 비롯해 갈비탕, 양곰탕, 개성순대, 생대구전, 파전, 굴전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창업주는 개성출신 고(故) 김영희(2003년 타계) 대표로 당시 어려운 처지의 고려대 학생들을 위해 매년 장학금을 기부해왔다. 지금도 대를 이어 장학금 기부를 하고 있어 이 집은 고대생들에겐 꽤 인연이 깊은 집이다.

가게의 구조도 특이하다. 문을 열면 넓은 홀이 나오는 여느 집과 달리 주방을 지나 안쪽 깊숙이 들어가야 방이 나온다. 이 집의 만둣국은 우유처럼 뽀얀 국물이 인상적이다. 뽀얀 국물은 사골이 아닌 마구리 갈비와 양지 등을 푹 고아내 진하고 담백하다. 또한 전혀 기름지지 않고 감칠맛이 돈다. 속이 꽉 찬 만두는 아삭하게 씹히는 숙주나물과 부드러운 애호박, 고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자극적이지 않고 순하고 담백하다.

이 집 만둣국은 진한 곰탕과 담백한 만두의 절묘한 컬래버레이션. 바로 건강을 부르는 맛이다. 슴슴한 맛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곁들여 나오는 새콤달콤한 초간장을 넣어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가격=만둣국·떡만둣국·고향만두·개성 조랭이 떡국 1만1000원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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