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북 최은성 \'헬멧에는 아우디 마크\'
북한 쇼트트랙 정광범(왼쪽)과 최은성 선수가 2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전재수 감독이 동유럽 국가와 북한의 합동 훈련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전 감독은 2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과 단독으로 만나 “북한 선수들의 훈련 여건이 좋지 못한데 최근 동유럽의 좋은 팀, 잘 타는 선수들과 합동훈련을 하는 것을 연결해주고 있다”며 “어느 정도 얘기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이 이끄는 헝가리는 이날 오전 강릉영동대학교에서 훈련한 뒤 오후엔 강릉아이스아레나로 이동해 구슬땀을 흘렸다. 헝가리의 훈련이 끝나고 오후 7시께 북한, 프랑스, 이탈리아 대표팀의 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전 감독은 장내를 빠져나가면서 북한 쇼트트랙 대표인 최은성, 정광범과 인사를 나누고 코치진과 얘기를 나눴다. 그는 “사실 북한 지도자들을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며 “편하게 대하지는 못하지만, (북한 코치들이 내게) 기술적인 조언을 자주 구한다. 자기 선수들의 훈련 여건이 좋지 않으니 좋은 팀과 합동 훈련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익혔으면 한다더라”며 “북한 지도자들이 그런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 역시 도움을 주려고 하는데 한국이나 북미 지역에 가서 훈련할 수는 없으니, 비교적 외교 관계가 좋은 동유럽 지역에 있는 나라에서 훈련 캠프를 열도록 연결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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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헝가리 쇼트트랙대표팀 코치가 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마친 뒤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향해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강릉 | 김용일기자

평창올림픽 직전 북한 쇼트트랙 대표팀이 동유럽 톱클래스 선수와 훈련한 일화를 공개했다. 전 감독은 “동유럽 국가 이름을 밝힐 수는 없는 데 북한 선수들과 그 나라 우수한 선수가 함께 스케이트를 타도록 했다”며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지속해서 (북한-동유럽의) 교류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사실 북한에 좋은 자원이 많다. 다만 너무 외부와 동떨어져서 쇼트트랙의 세계적인 흐름을 모르고 있다”며 “조금만 정보를 얻어도 기량이 많이 올라설 것이다. 큰 도움이 안 되더라도 (동유럽과 합동 훈련 등을) 이어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던 전 감독은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헝가리의 제의를 받고 부임했다. 3년간 헝가리 선수를 조련했는데, 어느덧 헝가리는 한국을 위협할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계 아버지를 둔 샤오린 산도르 류(23)와 동생 샤오앙 류(20) 형제를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남자 500m와 1000m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전 감독은 “남자 종목은 톱클래스 선수가 많고 변수가 자주 생겨 섣부르게 예상할 순 없으나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하면 입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계주도 지난해까지 아주 좋았는데 올해 주전 1명이 다쳤다. 선수층이 얇기에 최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으나 평창에 오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서서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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