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지수 \'지금이 기회야\'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청주 KB 스타즈의 경기가 1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B 박지수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용인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부상병동 청주 국민은행이 졸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정규리그 우승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부상 도미노에 발목을 잡혀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안덕수 감독은 1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정규리그 5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두로 올라서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팀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더 크다. 한 명이 돌아오면 한 명이 부상하는 악순환이 이어져 선수단 모두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 3일 삼성생명전 패배 후 치른 세 경기에서 1승 2패로 주춤했다. 이달 당한 세 번의 패배가 선두 우리은행과 3위 싸움 중인 신한은행, 삼성생명전이라 이날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팀 밸런스가 회복되지 않으면 3위 경쟁 팀이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혹한 승부의 생리를 모르지 않는 안 감독은 “우선 다미리스 단타스가 복귀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단타스가 무릎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사이 홀로 골밑을 책임지던 박지수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안 감독은 “오는 20일 우리은행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팀 사기가 올라갈 수 있다. 단타스도 기술훈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은행전에 컨디션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래가 아닌 위를 보고 선두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단타스가 복귀해도 경기력이 올라갈 수 있을지 의문부호를 남겼다. 박지수가 1쿼터부터 몸싸움에 밀리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몸싸움을 피하는 단타스가 무릎 부상 재발을 의식해 위축된 플레이를 하면 박지수의 부담이 전혀 줄지 않는다.

[포토] 커리 \'완벽한 원핸드 슛\'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청주 KB 스타즈의 경기가 1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B 커리가 상대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용인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미 3라운드 맞대결에서 ‘박지수 봉쇄’에 성공한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준비한 수비만 잘 이뤄지면 넘지 못할 산이 아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지수가 위력을 잃을 경우 외곽포만 봉쇄하면 승산이 있다는 의미였다. 국민은행의 최대 약점인 느린 발을 집중 공략하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공략법’이 정립된 분위기였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강계리와 엘리사 토마스를 중심으로 최선참 허윤자까지 속공에 가담하는 등 ‘업템포 농구’로 국민은행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그러나 돌발변수가 국민은행의 기사회생을 도왔다. 3쿼터까지 3점슛 세 방을 포함해 17점을 몰아치던 삼성생명 포인트가드 강계리가 4쿼터 시작 28초만에 5반칙 퇴장으로 코트를 떠났다. 역할에 변화가 생긴 삼성생명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외곽의 모니크 커리(27점 16리바운드)와 골밑의 박지수(16점 16리바운드)가 득점과 리바운드를 독식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국민은행은 67-63(12-14 17-20 18-16 20-1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3쿼터까지 철저히 끌려다닌 터라 안 감독의 표정은 이기고 난 뒤에 더 어두워 보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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