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분요드코르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진행된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최종전 대비 훈련에서 공을 다루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유례없었던 골키퍼 엔트리 경쟁도 ‘굳히기’에 돌입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6개월여 앞둔 ‘신태용호’에서 김승규(빗셀 고베), 조현우(대구FC), 김동준(성남FC) 3인 체재가 사실상 굳어졌다. 소속팀에서 특별히 저조한 활약을 펼치거나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이대로 23명 최종 엔트리 내 골키퍼 부문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을 마친 뒤 A대표팀 내에서 골키퍼는 유독 경쟁이 치열했던 포지션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에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초반 주전으로 낙점받았다가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들어 김승규가 경쟁에서 앞섰다. 그리고 월드컵 최종 예선서부터는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 조현우 등 K리그와 J리그에서 뛰는 6명이 번갈아가며 출전 엔트리 내 골키퍼 3인 경쟁에 나섰다.

러시아행 윤곽이 조금씩 드러난 건 지난해 여름 신태용 감독이 소방수로 투입되고 나서다. 신 감독은 막판 월드컵 최종 예선 2연전부터 지난달 동아시안컵까지 1~4기 멤버를 소집하면서 5명의 골키퍼를 소집했다. 김승규, 김진현, 조현우,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김동준이다. ‘NO.1 수문장’ 입지를 굳힌 건 유일하게 월드컵을 경험한 김승규다. 부상으로 동아시안컵 3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신 감독이 이제까지 치른 9차례 A매치 중 4경기를 소화하면서 최다 출전했다. 김승규의 추격자 노릇을 한 건 ‘대구 데 헤아’로 불리는 조현우다.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불리면서도 대표팀에선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던 그는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와 홈 평가전에서 신들린 선방쇼로 단번에 신 감독 눈을 사로잡았다. 동아시안컵 3경기 중 한일전을 포함해 2경기를 뛰면서 김승규의 확실한 대체자로 떠올랐다.

[SS포토] 김진현-조현우, 세르비아전 장갑은...누가?
김진현과 조현우가 지난해 11월1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14일 예정된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공식 훈련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리고있다. 김도훈기자

오히려 관심사는 제3 골키퍼 자리다. 지난 4년간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한 김진현이 무난하게 승선하는 듯했으나 유럽 평가전과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다소 부진한 경기력으로 경쟁에서 밀려났다. 일본에서만 9년을 뛴 김진현을 벤치에 앉히고 운명의 원정 한일전에 조현우를 선발로 내세운 것도 신 감독의 결심을 확인한 대목이다. 이번 터키 전지훈련 일정과 관련해서 김진현은 소속팀 일정에 크게 구애받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신 감독은 김진현 대신 리우올림픽 시절 주전으로 활용한 김동준을 재신임했다. 보통 제3 골키퍼는 당장 월드컵 본선에서 활용한다는 것보다 미래를 내다본 투자에 가깝다. 전훈 기간 수비 조직력 완성을 화두로 내건 신 감독인만큼 이번 골키퍼 3명은 사실상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준하는 멤버로 봐도 무관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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