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아내와 불륜



그동안 아들 딸 낳았건만 감쪽같이…


강산도 변한다는 10여년동안 서로 쥔있는 몸이면서 불륜의 관계를 맺어오던 친구의 아내와 남편의 친구가 꼬리를 잡혔다. 불륜의 최장기 기록이라고 웃어넘기기엔 너무나 기가찬 이들이 빠진 인생의 함정은….




부부싸움 뒤에 찾아와서 “기분풀자”며 중국집 가선…


이 불륜의 함정에 빠진 주인공은 신(申)형순여인(36·가명·마산시봉암동)과 김(金)복수씨(46·가명·마산시오동동).


신여인은 6남매의 어머니요, 김씨는 자식 넷을 거느린 가장.


이들이 강산이 변하도록 길게 길게 이어온 불륜의 관계는 드디어 꼬리가 잡혀 남편 이(李)씨의 고발로 지난 20일 쇠고랑을 차고 말았다.


이들의 불륜이 이루어지기는 약1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신여인은 창원군 구산면 모부락 이봉길씨(45·가명)에게 시집왔다.


이때 김씨는 신여인의 이웃에 살며 남편 이씨와는 어려서부터 막역한 친구-다정한 이웃으로 왕래도 잦았었다.


신여인과 김씨가 처음 불륜의 관계를 맺기는 이들도 잘 기억해내지 못하는 10여년전인 어느 여름날, 아침부터 가정불화로 아내와 싸움을 하고 남편이 홧김에 집을 나간사이 김씨가 신여인집에 찾아온 것.


기분이 몹시 불쾌해있는 신여인을 위로해 준다며 함께 점심먹으러 이웃 중국집에 가서 역사는 시작되었다.


점심대신 배갈을 마신 김씨는 술이 얼근해지자 생각이 달라져 신여인을 덮쳤다. 완강히 반항할 줄 알았던 신여인이 오히려 기다렸다는듯이 안겨오더라는 것이 김씨의 진술.


시간·장소는 쪽지로 연락, 꼭 낮에만 만나 1시간씩


그 후로는 김씨에게 오히려 신여인쪽이 먼저 만나자는 제안이 왔다는 것.


그후 이들 불륜의 행각은 고속도로모양 일사천리-시간과 장소가 적힌 쪽지로 만날 것을 약속, 10년동안 이것을 한번도 어겨본일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로 구마산역 일대 여인숙과 남성동주변 여관에서 만나 일을 치르곤 시외「버스」를 타고 따로따로 돌아갔다.


반드시 낮에 만나 1시간만 즐기고 돌아가는게 이들의 밀회 방법.


10여년을 한번도 눈치채이지않고 이어올수 있었던 것은 이 방법을 철칙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순조로왔던 불륜의 두남녀에게도 난관이 왔다. 서로 멀리 떨어지게돼 만날수가 없게된것.


65년 김씨가 창원에서 마산으로 이사오자 한동안 애타게(?) 그리워만 했다.


욕정에 눈먼 집념은 여인쪽이 더욱 강한 것인가 - 오랜 궁리끝에 김씨 곁으로 좀 더 가까이 가고자 이사를 하기로 결심한 것.


신여인은 남편을 들볶기 시작했다.


마산으로 이사 가자고 몇달을 졸라 시내 봉암동에 조그만 집하나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그후로도 남편 이씨는 아무것도 모른채 김씨와 여전히 우정을 이어왔다.


신여인과 김씨는 누구의 의심도 받지 않은채 또다시 접촉을 계속 할수가 있게되었다.


아들을 하나 더 낳고 딸을 더 낳아도 이들은 변함없었다.


여자가 30대 중반을, 남자가 40대 중반을 넘어서자 이들의 정열은 더욱 농후해져갔다. 밀회의 횟수도 잦아지기 시작했다.


9월에 접어들자 거의 매일같이 만났다.


그러면서도 보통 연인들처럼 가정을 박차고나와 결혼하자는 소리는 누구도 하지않았다.


만날수 없게되는 그날까지만 즐기자는 묵계가 서로 이뤄져 있었다.


그들은 남몰래 즐기는 밀회가 탄로나리라고는 생각지않았다.


양쪽 가정에도 아무 불화없이 평온한 날이 계속됐고.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그들이 아무리 꼬리를 잘 도사려도 10년이란 긴세월에 철통같았던 비밀의 한구석이 무너지기 시작, 정체가 드러났다.


“유부녀 관계” 자랑 일삼다 미행한 남편에게 들통나


남자는 여자를 정복하면 우월감을 갖게마련, 비밀을 남들에게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한다. 김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발없는 말은 몇천리를 돌아 이씨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김씨가 자기 아내와 관계했으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사업관계로 자주 외지에 갔다오면 잠자리에서 가끔 아내의 거부를 받았다.


그러던것이 찬바람이 일자 부쩍 아내의 항거가 심해져 의심하기 시작,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해도 김씨와 연관지어져 잠못 이루는 밤이 많아졌다.


지난 20일 이씨는 아내에게 시골에 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서 마을어귀에 숨어있었다.


의심했던대로 아내가 시내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뒤를 미행, 남성동 S여관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을때 이씨는 10년 쌓은 탑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충격을 받고 한동안 정신을 가눌수가 없었다.


여관방문을 잡아제치자 당황한 김씨와 아내가 벌거벗은채 이불을 뒤집어썼다.


아내의 입에서 10여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불의의 고백에 이씨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다음날 이씨는 아내와 친구를 간통혐의로 고소를 제기하고 말았다.


경찰에 붙들려온 이들은 범행횟수와 날짜, 장소 등을 묻는 경찰관에게 10여년의 일을 어떻게 다 기억할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떨구었다.


<마산(馬山)=송수남(宋守男)기자>


<서울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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