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2017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받은 LG 박용택이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LG는 2018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 ‘우승 청부사’ 류중일 감독을 데려왔고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했으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대어 김현수를 영입했다. 최근엔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서 활약한 투수 타일러 윌슨과 계약하며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도 협상 마무리 단계다. 체질 개선에 나선 LG의 2018년 성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LG 신임 주장 박용택의 기대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올해 불혹의 나이가 됐지만 ‘LG의 심장’ 박용택의 현역 시계는 여전히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2018시즌 후 3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게 되는 박용택은 “FA 계약은 원래 4년 아닌가. 4년 계약 해야한다”고 말했다. 농담처럼 웃으며 얘기했지만 박용택의 대답에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150안타와 개인 통산 3000안타 등 대기록 수립에 대한 의지도 크다. LG의 신임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어 가야하는 책임감 역시 막중하다. 무엇보다 박용택의 숙원은 우승이다. LG는 지난 1994년 이후 23년간 우승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 역시 프로 데뷔 후 15년 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박용택은 “올해도 KIA가 우승하면 크게 놀랍진 않겠지만 LG가 우승하면 정말 놀랍지 않겠나. 1994년 이후로 처음 하는 우승이니까 정말 큰 일이다”라며 대형 사고를 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렇기 때문에 박용택은 팀에 새롭게 합류한 전력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선수단에 ‘김현수 효과’가 나타나길 바라고 있다. 4년 총액 115억 원에 LG에 온 김현수는 LG 중심 타선 강화와 더불어 젊은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용택은 영입이 발표된 직후 김현수에게 “선수는 ‘열심히’가 아니라 ‘잘’ 해야 된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팀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 넣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박용택은 “(김)현수가 들어오면서 팀에 좋은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택은 아직 영입전인 외국인 타자에 대해서도 “구단에서 좋은 외국인 타자 잘 뽑아주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같은 공간에서 같이 운동하는 선수들은 서로의 여러 가지 부분을 본다.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다른 선수들이 배우는 부분이 정말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용택은 과거 LG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언급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2년간 LG에서 뛴 페타지니는 두 시즌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LG의 몇 안 되는 외국인 타자 성공사례로 남아있다. 박용택은 “페타지니가 LG에서 뛸 때 신체 능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타격하는 모습이나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프로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구단에서도 페타지니 같은 선수를 잘 뽑아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력 뿐 아니라 팀과 잘 융화될 수 있는 인성을 지닌 선수가 와야 한다는 의미다.

분명 팀 성적으로 보나 주장을 맡았다는 점으로 보나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박용택은 그 부담을 온전히 즐기고 있다. 오히려 부담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주장택’ 박용택이 불혹 선물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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