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 인턴기자] 특정 시기만 되면 대중이 먼저 찾는 노래가 있다. 바로 시즌송이다. 시즌송, 계절송은 시의성을 중시하는 가요계의 대표 레퍼토리다. 특정 계절의 풍경이 담긴 시즌송 상당수는 반짝 인기를 끌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한 번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면 일명 '연금송'이라 불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다시 인기를 끄는 봄 시즌송 '벚꽃 엔딩'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2년 발표한 '벚꽃엔딩'의 작곡가 장범준은 단 한 곡으로 50억 원에 육박하는 저작권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계절이나 시즌이 되면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역주행'하며 수십억대의 저작권 수입까지 나오니 제2의 '벚꽃 엔딩'을 노린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시즌송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오는 계절은 역시 겨울이다. 겨울에 꾸준히 인기를 끄는 곡들은 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곡부터 눈 오는 날의 쓸쓸함이 담긴 곡까지 다양하다. 박효신 '눈의 꽃', 아이유와 천둥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이 함께 부른 '크리스마스니까'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차트에 등장하는 곡들이다.


특히 1990년대의 겨울 시즌송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터보의 'White Love(스키장에서)'와 쿨의 '애상', 미스터 투의 '하얀 겨울', DJ DOC의 대표 겨울송인 '겨울 이야기', 젝스키스의 '커플'도 눈이 오는 날 또는 스키장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곡이다.


올해도 겨울의 그윽한 정취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담긴 노래들이 속속 등장했다. 자이언티가 이문세와 호흡을 맞춘 '눈'으로 올겨울 시즌송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태연이 처음 선보이는 겨울 노래 '디스 크리스마스(This Christmas)', 트와이스의 '메리 앤 해피(Merry & Happy)' 그리고 26일 '유니버스(Universe)'로 돌아온 엑소도 겨울 감성을 더했다.


'벚꽃엔딩'을 비롯해 과거에 발표됐던 봄 시즌송들의 역주행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유와 하이포가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도 '벚꽃엔딩' 못지않은 장수 봄 시즌송이다. 로꼬와 유주가 부른 '우연히 봄', 로이킴의 '봄봄봄', 성시경 '너는 나의 봄이다' 그리고 다른 봄 캐럴과 결이 다른 역설적인 가사로 이목을 끈 십센치의 '봄이 좋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올해에는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시작으로 에릭남과 전소미의 '유후?(You, Who?)'와 피에스타 차오루, 여자친구 예린, 래퍼 키썸 3인조가 '왜 또 봄이야'를 선보였다.



여름에는 비트가 빠르고 신나는 댄스곡이 차트에 재등장한다. 여름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하는 히트송은 제법 많다. 쿨의 '해변의 여인', DJ DOC의 '여름 이야기', 듀스 '여름 안에서' 등은 여름 캐럴의 고전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나 여름은 걸그룹의 계절이기도 하다. 올해 아쉬운 해체소식을 알린 씨스타는 지난 2010년 데뷔 후 약 7년간 활동하며 매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러빙유(Loving U)'를 시작으로 '터치 마이 보디(Touch My Body)', '아이 스웨어(I Swear)', '쉐이크 잇(SHAKE IT)'까지 시원하고 경쾌한 멜로디로 '여름엔 씨스타'란 공식을 썼다. 여기에 에프엑스의 '핫 서머(HOT SUMMER)'도 장기간 히트하는 여름 연금송이다.


올해엔 레드벨벳 '빨간맛'이 여름 차트에서 롱런하며 새로운 연금송의 탄생을 알렸고, 엑소의 '코코밥(Ko Ko Bop)', 위너의 '럽미럽미(LOVE ME LOVE ME)'는 뜨거운 여름에 시원한 분위기로 사랑받았다.


특히 비 오는 날 시즌송은 웬만한 계절송 보다도 큰 파급력을 지닌다. 장마 시즌과 겹치는 여름, 비 오는 날이면 비와 관련된 잔잔한 곡들이 음원차트를 역주행한다. 에픽하이 '우산', 정인 '장마', 이적 '레인'부터 비투비의 '비가 오는 날엔', 아이오아이 '소나기', 헤이즈 '비도 오고 그래서'까지 주로 빗물을 눈물로 형상화하는 가사와 슬픈 이별곡이 대부분이다.


이별 감성하면 가을이다. 가을엔 유독 가슴 먹먹한 가사와 잔잔한 멜로디의 발라드곡이 많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애절하게 표현한 포맨의 '신촌을 못가'부터 임창정 '소주 한 잔', 이문세 '가을이 오면', 이소라 '바람이 분다', 성시경 '거리에서', 박효신 '야생화', 나얼 '같은 시간 속의 너' 등이 가을 차트를 수놓는다.


올해에는 멜로망스의 '선물'과 어반자카파 '그때의 나, 그때의 우리', 윤종신 '좋니', 볼빨간사춘기 '나의 사춘기에게'가 가을 차트를 지켰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로이킴, 쿨, 아이유, 태연, 버스커버스커, 씨스타, 헤이즈, 성시경 앨범 자켓,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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