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는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다. 2014년 아름다움과 불안함이 공존했던 그들의 화양연화는 3년이 지난 2017년, 봄날의 화양연화로 만개했다.


올 한 해 방탄소년단이 써 내려간 기록들은 곧 역사가 됐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부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세계 유명 뮤지션들과 협업, 국내외 차트 섭렵 등 꿈꾸기만 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며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 "함께 걷는다"…방탄소년단의 '봄날'의 시작


방탄소년단은 2017년을 '봄날'과 함께 시작했다. 지난 2월 '윙스(WINGS)' 외전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LK ALONE)'을 발표했다. 그간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앨범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말 그대로 함께 봄날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뜻.


지난 2월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트릴로지 에피소드 3' 서울 공연에서 타이틀곡 '봄날' 무대를 처음 선보였던 그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절망, 유혹에서 방황하는 청춘이었다면 이번엔 밝은 희망과 위로를 말하고 싶었다"며 "청춘은 한없이 희망을 갖고 싶어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같이 있기 때문에 너는 혼자 걷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함께하고자 했던 그들의 진심이 통했던 걸까. 'YOU NEVER WALK ALONE'은 선주문만 70만 장을 돌파했다. '윙스'보다 20만 장이나 증가한 수치. '봄날' 뮤직비디오는 5개월 만에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1억 뷰를 돌파했고, 스트리밍 성적도 자체 최고 기록을 냈다. 그렇게 그들의 '봄날'은 시작됐다.


▲ 빌보드 뮤직어워드 수상, 역사를 새로 쓰다


봄날과 함께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트릴로지 에피소드 3' 월드 투어가 본격 시작됐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렸던 서울 파이널 콘서트까지 10달간 북미, 남미, 아시아 19개 도시 총 40회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며 연인원 55만 관객을 동원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5월 투어 도중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초청받아 참석한 방탄소년단은 후보로 올랐던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K-POP 그룹 최초로 수상까지 하며 역사를 새로이 썼다. 1년간의 앨범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공연 및 소셜 참여지수에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선정되며 2011년 신설된 후 줄곧 저스틴 비버가 상을 받았던 부문으로 방탄소년단의 수상은 의미를 더했다.


금의환향한 방탄소년단은 원대한 목표보단 자신들의 음악에 집중할 것을 우선으로 뒀다.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이기 때문에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는 게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번 빌보드 수상으로 해외 진출을 구체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열심히 준비하고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향후 방향성을 설명했다.


▲ "자신을 사랑하자"…새로운 메시지와 선한 영향력


자신들의 음악에 집중하겠다던 방탄소년단은 9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로 컴백했다. 학교 3부작-화양연화-윙스에 이어지는 새로운 시리즈로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진정한 사랑의 출발을 자신에게서 찾자는 의미.


이번 앨범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음반킹'으로 거듭났다. 선주문량만 120만 장을 돌파했고, 미국 '아마존'을 통해서도 유통됐다. 발매 두 달 만에 단일앨범으로 가온차트 기준 판매량은 142만 장을 넘어섰고, 한터 차트 집계에서도 집계 이래 최초로 단일앨범으로 100만 장을 돌파하며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타이틀곡 '디엔에이(DNA)'로는 꿈에 그리던 빌보드 메인차트 중 하나인 '핫 100'에 입성, 최고 성적 67위를 기록했다. 13일(현지시간) 빌보드가 발표한 '2017 빌보드 베스트송 100'에 K-POP 가수로는 유일하게 49번째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뮤직비디오 역시 K-POP 그룹 사상 최단 기간 유튜브 1억 뷰를 돌파하며 역대급 행보를 이어갔다.


뜨거운 사랑에 방탄소년단은 나눔으로 보답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손잡고 지구촌의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한 것. 5억 원을 출연금으로 기부해 'LOVE MYSELF' 펀드를 구성하고 향후 2년간 앨범 'LOVE YOURSELF' 시리즈의 음반 판매 수익의 3%와 캠페인 공식 굿즈 판매 수익의 전액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 BTS 무대는 이제 전 세계로


'LOVE YOURSELF' 앨범으로 쓴 역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계속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10일 미국에서 열린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2017 American Music Awards, 이하 AMAs)'에서 공식적인 미국 방송 데뷔 무대를 가졌다. 'DNA' 무대 후 미국 구글 검색어 1위에 등극했고, 관련 트윗만 2000만여 건 올라오며 최다 트윗 그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


미국 3대 방송사 간판 토크쇼도 모두 섭렵했다. NBC 인기 토크쇼 '엘렌 드 제네러스 쇼'부터 ABC 대표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 쇼'와 '레이트 레이트 쇼'까지 출연하며 방탄소년단의 미국 내 인기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세계적 뮤지션들과 협업도 큰 화제를 모았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인연을 계기로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와 'LOVE YOURSELF 承 Her'의 수록곡 '베스트 오브 미(Best Of Me)'를 협업했다. DJ 스티브 아오키, 래퍼 디자이너와 함께한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핫 100' 28위, 유료 차트인 미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K-POP 그룹 최초로 1위를 차지하는 등 K-POP 그룹 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일본에서 발매한 여덟 번째 싱글 '마이크 드롭/디엔에이/크리스털 스노우(MIC Drop/DNA/Crystal Snow)'도 일간 싱글차트에서 6일 연속 1위를 한 끝에 주간 싱글차트 정상에 올랐고, 오리콘 포인트(음반 판매량을 바탕으로 매기는 점수) 36만 5096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해외 아티스트가 30만 포인트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방탄소년단의 해외 활약은 2017년 연말까지 어이질 계획이다. 오는 22일 일본 TV아사히의 '뮤직 스테이션 슈퍼 라이브 2017(MUSIC STATION SUPER LIVE 2017' 무대에 서며 오는 31일 방송 예정인 미국 신년맞이 쇼 ABC-TV '딕 클라크스 뉴이어스 로킹 이브(DICK CLARK’S NEW YEAR’S ROCKIN EVE)' 녹화도 마쳤다.


▲ 만개한 봄날의 화양연화


2013년 데뷔 당시 힙합과 아이돌의 경계를 허물려는 방탄소년단에게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직접 쓴 노래 가사처럼 한 방에서 일곱이 모여 자며 내일은 다를 거란 믿음으로 버텨야 했던 시절. 그러나 그 현실을 녹여낸 음악이 진정성을 더했고,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시간을 겪었던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의 방탄소년단으로 성장했다.


RM이 파이널 콘서트에서 '여긴 온통 겨울 뿐'이란 '봄날' 가사를 '저긴 온통 겨울 뿐'이라고 바꿔 불렀던 것도 힘들었던 과거에 '안녕'을 하기 위해서였다. 불안과 두려움이 공존하던 그들의 화양연화는 겨울을 지나 2017년 '봄날'을 맞았고, 그렇게 봄날의 화양연화가 완성됐다.


이곳에서 방탄소년단은 '사막'이라 표현하는 아픔과 시련도 함께 이겨낼 사람들이 있기에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한다. 지금껏 그래왔듯 자신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노래하고, 그에 공감하고 위로받는 사람들이 있는 한 만개한 봄날의 화양연화는 계속되지 않을까.


"앞으로 분명 아픔, 시련 있을 거예요. 근데 이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믿고 좋아해 주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프지만 아프지 않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고, 두렵지만 두렵지 않을 겁니다. 방탄소년단은요." (RM)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AMA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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