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롯데 선수단 방문하는 황재균
메이저리그 생활을 끝내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이 12일 2017 KBO리그 LG와 롯데의 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을 찾아 롯데 선수단을 방문하고 있다. 2017. 9. 12.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내야수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황재균(30)의 선택은 kt였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kt로 향한 이유는 ‘정성’과 ‘도전’ 때문이다.

황재균은 지난 13일 kt와 계약기간 4년, 총액 88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만 44억 원, 4년 연봉 총액 44억 원을 받는 잭팟을 터뜨렸다. kt와 황재균의 원 소속팀 롯데 등 복수의 팀이 영입에 나섰지만 영입전의 최종 승자는 kt였다. 황재균은 “그동안 나를 두고 여러 소문들이 많았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계약하고 나니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재균은 왜 kt를 택했을까. 그는 “kt가 내게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준 팀이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연락을 받았다. 시즌 말미에는 내 귀국 일정을 확인하려고 계속 연락왔다. 귀국 다음날 바로 만남을 가졌고 지속적으로 스킨십을 했다. 나를 정말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를 데려가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kt 임종택 단장도 “황재균의 부모님까지 만나기도 했다. 황재균과 3번을 만난 끝에 계약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삼고초려(三顧草廬)’”라며 웃었다.

120억원 계약설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황재균은 “100억원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안했다. 하지만 갑자기 일부 언론을 통해 그런 얘기가 나온 뒤로 마치 내가 돈을 좇는 사람처럼 되어버렸더라. 치열한 몸값 경쟁도 없었다.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한 팀도 kt뿐이었다. kt와 계약하겠다고 마음을 정한 뒤에는 다른 팀들의 영입 의사를 정중히 거절했다. 나로 인해 그 팀의 전력보강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 안되니 확실히 말씀해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면서 “88억원도 정말 많이 받은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해준 kt에 감사하고 있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내년 시즌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팀이다. 오히려 그 점이 황재균의 도전정신을 자극했다. 황재균은 “kt는 최근 3년 동안 최하위였지만 좋은 팀으로 나아가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 kt에서 그런 점을 나에게 많이 얘기해줬다. kt가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그 중심이 되고 싶었다.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임 단장 역시 “황재균 선수가 우리 팀이 나아가고자, 좋아지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kt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정들었던 롯데를 떠나게 됐다는 건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황재균은 “7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는데 마음이 편치는 않다. 롯데라는 좋은 팀에서 뛴 것은 영광이었다. 무엇보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내년 시즌은 황재균에게도 특별하다. 황재균은 “올시즌 메이저리그(ML)에 도전했지만 아쉬움을 안고 돌아오게 됐다. 난 내 야구인생의 꿈이었던 ML에 도전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마치 다녀와서 몸값을 부풀린 것처럼 보시는 분들도 있어 가슴이 아프다. 몸값을 높이려고 그 고생을 감수하면서 미국까지 다녀왔겠는가”라며 “미국에서 마이너리그 생활도 해보고 빅리그에서도 뛰어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내년에는 새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만큼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kt의 기대에 화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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