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하비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신태용 감독, 통역, 토니 그란데 기술 코치 등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울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반전이 끝난 직후 ‘그란데 타임’이 열린다.

이달 부임한 토니 그란데 기술 코치의 효과는 지난 10일 콜롬비아전부터 톡톡히 나타났다. 신태용 감독의 용병술과 어우러지면서 모처럼 축구 국가대표팀이 국민들에게 승리 같은 승리를 안기는 기반이 됐다. 비자 문제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을 위에서 관찰하고 싶다’는 생각에 따라 콜롬비아전을 관중석 상단에 올라가서 본 그란데 코치는 콜롬비아전이 전반전이 끝난 뒤 1층으로 내려와 신 감독을 만났다. 자신이 45분간 관찰한 태극전사들의 장·단점을 전달했다. ‘중앙 수비수의 위치가 좀 더 바뀌었으면 좋겠다’ 등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긴 설명은 아니었다. 그란데 코치는 짧은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간결하게 전한 뒤 다시 관중석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그란데 코치와 함께 대표팀에 부임한 하비 미냐노 피지컬 코치도 노트에 축구장 15개 안팎을 그린 뒤 그 안에 자신이 본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리했다.

그란데는 평생을 코치로 살아온 지도자다. 1990년대 레알 마드리드에서 파비오 카펠로, 거스 히딩크, 비센테 델 보스케 등 세계적인 명장을 보좌했고 2008~2016년엔 델 보스케 감독을 따라 스페인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부임해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2년 폴란드-우크라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탰다. 나이가 적은 감독 밑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특급 보좌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다르지 않다.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고요한에게 상대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밀착 방어를 지시했다. 고요한의 K리그 플레이를 지켜본 뒤 하메스의 마크맨으로 낙점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에 그란데 코치는 “초반부터 괴롭히면 하메스가 흥분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하메스가 힘을 못 쓰면서 신 감독과 그란데 코치의 협업 시스템은 적중했다.

‘그란데 타임’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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