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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 신임감독(오른쪽)이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주장 송광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짠 한 야구 그만하자.”

한화 한용덕 감독이 공식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재건 작업에 돌입했다. 한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너무 짠한 야구 그만하고 크고 멀리보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한화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최대한 많은 소통으로 선수들을 파악해 팀이 원하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눈 앞의 성적보다 큰 그림을 그려 장기적인 강팀으로 거듭나겠다는 구단의 비전과 궤를 같이하는 말이다.

동아대 재학시절인 1985년 무릎을 부상해 야구를 잠시 접었던 한 감독은 트럭 운전 조수부터 막노동까지 야구와 다른 인생을 살았다. 군복무를 마친 뒤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1987년 천안 북일고 은사였던 김영덕 전 빙그레 감독의 도움을 받아 연습생으로 빙그레에 입단했다. 1988년부터 프로통산 17년 동안 120승(118패 24세이브) 방어율 3.54로 ‘레전드’ 반열에 오르는 기간에도 교통사고로 부상하는 등 굴곡이 많았다. 은퇴 후 스카우트를 거쳐 투수코치, 수석코치, 감독대행, 단장 특별보좌 등을 경험하며 감독후보 0순위로 떠올랐지만 그룹 수뇌부의 성적 욕심에 정든 친정팀을 잠시 떠나있어야 하기도 했다. 굴곡진 길을 돌아 입단 30년 만에 사령탑으로 돌아왔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 감독은 “배팅볼 투수로 입단한 나도 야구 감독이 됐다. 우리 선수들도 패배의식을 버렸으면 좋겠다. 누구든 야구를 잘 할 수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만 가진다면 온 몸을 바쳐 올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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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 신임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3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원 포함)에 고향팀 지휘봉을 잡은 한 감독은 “임기 내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면서도 “선수단 파악이 우선이지만 일단 젊은 선수들이 주축 베테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만큼 성장해야 한다. 당장은 고달프더라도 성적보다 육성에 무게를 두고 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외부 전력보강은 부정적인 견해를 고수했다. 그는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은 구단과 상의해봐야 겠지만 그동안 외부 FA 영입 부작용이 컸던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정근우 이용규 등 내부 FA 문제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갈 예정이다. 대신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해 주전급으로 도약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쪽에는 우완 김민우와 좌완 김범수 사이드암 김재영 등이 선발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야수는 오선진을 필두로 하주석 등이 리빌딩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로 지목했다. 한 감독은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아프지 않다면 활기차게 경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대화로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기량을 극대화하는쪽으로 팀 운영 방향을 잡았다는 의미다.

이날 취임식에는 김신연 대표이사와 박정규 사업총괄본부장, 박종훈 단장 등 구단 고위 관계자와 주장 송광민과 배영수 정우람 등 선수단, 최계훈 2군 감독과 김성래 코치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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